고독사 예방, 한국에 '우유 안부' 프랑스엔 '코로카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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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누리집 갈무리]
[이코리아] 최근 5년간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가 5.6%씩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23년부터 전국 모든 시·군·구에서 고독사 예방 사업을 확대 시행하고 있지만, 그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2949명이었던 고독사 사망자는 2021년 3378명, 2023년엔 3661명에 이른다.
특히 1인 가구의 급증은 고독사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인 가구는 2019년 614만 가구에서 2023년 783만 가구로 5년간 약 27.5%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고령의 독거노인 가구뿐 아니라 청년과 장년층에서도 고독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50·60대 남성과 20·30대 청년층이 고독사 위험군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2023년 12월부터 위기가구 발굴 정보에 수도·가스료 체납자를 추가해 위기가구 파악을 위한 자료를 늘렸다. 3개월 이상 수도요금을 내지 못한 가정용 수도사용자의 가구정보와 3개월 이상 가스요금을 체납한 가정용 가스사용자의 가구정보를 추가해 위기상황 판단 기준을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위기가구로 파악되는 기간이 길고, 이런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는 고독사도 있어 우유 배달과 같이 고립 가구의 안부를 확인하는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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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전국배송현황]
‘우유배달 안부 캠페인’은 민간기업과 일반 시민의 후원을 통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께 무상으로 우유를 배달하면서 안부를 확인하는 캠페인이다. 어르신이 이전에 배달한 우유를 가져가셨는지 그대로 두셨는지 확인해, 혹시라도 어르신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지자체나 보호자에 연락하는 방식이다.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은 고독사를 예방하는 전문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매일유업 등 기업과 시민 2만5천여 명의 후원으로 혼자 사는 저소득 어르신들에게 이틀에 한 번씩 우유 두 개를 배달한다. 2003년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100가구로 시작해 지난달 기준 전국 5750가구로 늘었다.
지난 24일엔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서울시 중구 황학동에 있는 다세대 주택가를 찾아 홀로 사시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에 일일 배달원으로 참여했다. 이기일 차관은 “날씨는 춥지만 반갑게 맞아주신 어르신 덕분에 마음은 더 따뜻하다”라고 말하며, “홀로 계신 어르신들이 좀 더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어르신 돌봄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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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eals on Wheels 누리집 갈무리]
해외에도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미국의 밀즈온휠즈(Meals on Wheels)는 비영리 단체로 독거노인들에게 식사와 안부확인을 제공한다. 또한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이 자신의 집에서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랑스는 ‘모나리자(Monalisa)’라는 고독사 예방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활동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2013년에 설립되어 독거노인이나 사회적 고립을 겪는 사람들을 정기적으로 전화·방문한다. 또한, 사회적 연결과 교류를 증진하도록 돕는 자원봉사자들을 양성·지원하는 것도 힘쓰고 있다.
코로카시옹(Coloc'âge)은 모나리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독거노인과 주거가 불안정한 대학생들이 동거할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독거노인들에게 적절한 임대료를 받고 대학생들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하면서, 양측의 상호 도움과 교류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나리자는 프랑스 정부와 지자체, 사회복지기관, 민간단체 등과 협력하면서 고독사 예방과 관리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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