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 밸류업 부재에 주가 부진...주주 불만 커져

사진=CJ대한통운
[이코리아] CJ대한통운은 주7일 배송·글로벌 사업 확장 등으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지만, 밸류업 부재와 주가 부진으로 인한 '주주 신뢰 구축'에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4년간 영업이익률이 2020년 3.5%, 2021년 4.0%, 2022년 4.4%, 2023년 5.0%로 꾸준히 상승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1168억 원, 영업이익 5307억 원, 순이익 2683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했다고 지난달 11일 공시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10.5%, 순이익은 10.5% 각각 증가한 수치다.
CJ대한통운 측은 “실적 개선은 제주 삼다수 등 계약물류(CL) 수주 확대와 중국 쇼핑 플랫폼,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 물량 증가 등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택배·이커머스 부문은 매출 3조7289억 원, 영업이익 2388억 원으로 2023년보다 매출은 0.2% 늘고 영업이익은 3% 감소했다.
회사 측은 풀필먼트(통합물류) 프로모션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계약물류(CL) 부문은 매출 2조9857억 원, 영업이익 1848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28.1% 각각 늘어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체결한 삼다수의 제주도 이외 지역의 물류 계약 등을 비롯해 신규 수주금액이 7300억 원”이라며 “신규 효과와 생산성 혁신 프로젝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부문은 매출 4조4329억 원, 영업이익 862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5.4%, 영업이익은 11.3% 증가했다. 회사는 "전략국가인 미국, 인도 현지 계약물류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갔고 화물 운송·주선(포워딩) 사업 매출이 확대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물류 인프라 확충 ▲R&D 투자 ▲글로벌 콜드체인 사업 등에 대한 재투자 필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2023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 대비 50% 감소한 2,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현금 보유량이 감소한 배경에는 물류센터 구축, 자동화 시스템 도입, 해외 물류시장 확장 등의 대규모 투자가 있다. 특히, 글로벌 콜드체인 사업과 주 7일 배송 시스템 도입을 위한 인프라 확장이 주요한 비용 지출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CJ대한통운은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1주당 8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은 1.0%이며 배당금 총액은 159억 원이다.
CJ대한통운은 오랫동안 배당 정책에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1997년 이후 2021년까지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26년 만인 2023년에 주당 500원의 현금 배당을 재개했다.
2022년 실적을 기반으로 한 2023년 현금 배당은 2024년에도 이어졌지만, 배당 성향이 각각 5.5%, 4.4%에 그치면서 일부 주주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 기간 동안 CJ대한통운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2년 매출액은 12조 1300억 원, 영업이익은 4118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매출액 11조 7679억 원, 영업이익 4802억 원을 달성하며 실적이 다소 변화했다.
그동안 시설 투자 등을 이유로 잉여현금흐름에 여유가 없던 CJ대한통운이 최근 실적 성장에 힘입어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주주 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모습이나 주주들의 불만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타 기업과 달리 '밸류업 프로그램'이나 자사주 소각 계획이 없어 주주 환원 정책의 적극성도 논란이다.
온라인 주식 토론방(종토방)에선 "자사주 소각이나 추가적인 배당 확대 없이는 주가 반등은 어렵다"는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종토방에서는 "10만원을 넘기지 말라고 협약한 듯"이라며 10만원이라는 주가가 고점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주가가 일정 가격 이상으로 오르지 않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주가는 3일 오후 1시 13분 기준 1.88% 하락한 8만3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지난 6개월 간 주가는 10.14% 떨어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 환원 정책 개선 없이는 주가 반등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증권사들은 CJ대한통운의 현금성 자산 감소가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물류 시장 확대와 자동화 투자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물동량 회복과 해외 사업 성장을 기대하며 목표주가 13만원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주7일 배송 도입과 택배 단가 인상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서비스 관련 비용으로 1분기 택배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하다. 주 7일 배송 서비스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가 증가하고 택배 단가 인상이 2분기로 미뤄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2분기부터 단가 인상과 내수 부양 정책으로 물동량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주 7일 배송에 따른 고객사 확대와 2분기부터 시작될 택배 가격 인상, 연중 계속되는 물류창고(W&D) 매출 성장으로 하반기로 가면서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J대한통운은 물류비 절감과 자동화 수요 증가에 따른 물류창고 매출이 연평균 15% 이상 성장했다. 주 7일 배송 등의 택배 서비스 고도화와 경쟁사와의 기반시설 차이를 기반으로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 7일 배송 관련 고객사(이커머스, 홈쇼핑 등)의 신규 서비스 관련 매출 증가도 나타났다.
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내수 부진이 부담이나 장기 이익 성장 여력은 충분하므로 가치 저평가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며“2025년 연중으로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계약물류(CL) 내 물류창고 매출은 전년 대비 12% 성장이 기대되며 매출 성장률은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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