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기업보다 소셜벤처를 선택한 청년들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4. 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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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오랫동안 취업하지 못한 채 구직을 이어가는 청년이 7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8일 발표한 ‘최근 청년 고용시장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중 4개월 이상 구직 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한 ‘장기 취준생’은 6만9천 명에 달했다.

경총은 “청년 ‘쉬었음’의 주된 사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움’과 같은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 중 ‘쉬었음’이 늘어난 것은 단순한 구직 단념이 아니라, 한 번 노동시장에 진입한 뒤 다시 이탈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채용시장에서 신입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경기 침체를 이유로 채용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인건비·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력 있는 신입’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과연 대기업에만 있을까? 많은 청년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높은 연봉과 고용 안정성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잦은 이직과 불안정한 계약 환경 탓에 장기적인 커리어 설계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만약 고용 안정성과 함께 일의 보람까지 느끼는 일자리가 있다면 청년들의 선택은 달라질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셜벤처이다.

소셜벤처는 단순한 ‘착한 기업’이 아니다. 혁신적인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사회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소셜벤처는 이력서의 공백보다 개인의 문제의식, 사회적 관심, 열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소셜벤처 HR 담당자는 “우리는 스펙보다는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더 본다”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소셜벤처는 소규모 팀으로 구성되어 있어 위계가 덜하고, 실무 중심의 학습 기회를 얻기 좋다. 기획, 마케팅, 운영, 고객 응대(CS) 등 다양한 업무를 직접 경험하면서 업무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에 따르면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소셜벤처 실태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의 총 종사자 수는 약 93.5만 명으로 4대 그룹 전체 고용인원(약 74.6만 명)보다 18.9만 명 많았다. 총매출액 역시 242조 원으로, 재계 기준 3위 규모에 해당한다.

소셜벤처 기업 수는 전년 대비 231개 증가해 총 2679개에 이르렀다. 2023년 한 해 동안 이들 기업은 평균 20.8명을 고용했으며, 이 중 92.2%가 정규직이었다. 전체 고용 중 20~30대 청년 비중은 30.5%로, 청년층 일자리 창출 면에서도 높은 기여를 보인다.

또한 소셜벤처는 미래 성장 가능성 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벤처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일반 중소기업보다 평균 5.8배 높았으며, 평균 매출은 2.2배, 수출 비중은 4.2배에 달하는 등 글로벌 시장과 기술 혁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투자는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셜벤처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억 원 증가한 30.8억 원을 기록했다. R&D 조직 및 인력을 보유한 기업의 비율도 61.5%에 달해, 소셜벤처가 사회적 가치와 혁신성장이라는 두 축을 함께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오파테크 탭딜로, 출처-오파테크 누리집]

오파테크(OHFA Tech)는 전세계 3억 명의 시작장애인 중 약 10%만이 점자를 읽고 쓸 수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온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 솔루션 개발 소셜벤처다. 이들은 정보 접근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의 점자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세계 최초의 스마트 점자 학습기인 ‘탭틸로(Taptilo)’를 개발했다. 탭틸로는 기존 612개월이 소요되던 점자 학습 기간을 13개월로 단축시켰고, 학습 중도 포기율을 기존 70%에서 20%로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오파테크는 탭틸로 외에도 탭틸로 키보드, 탭틸로 디스플레이, Noteway, 탭틸로 앱, 점자학습 LMS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13개 언어 개발을 완료하고 전 세계 50개 국가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루고 있다.

[사진-품고 누리집 갈무리]

​두핸즈는 2012년 7월에 설립된 소셜벤처로, ‘일자리 기회를 넓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킨다’는 미션 아래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물류와 제조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을 통해 빈곤 퇴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핸즈는 이커머스 판매자를 위한 통합 공급망 관리(SCM) 플랫폼인 ‘품고’를 운영하며, 제품 입고부터 보관, 포장, 반품, 해외배송까지 공급망 관리 전반을 대행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운송업체 페덱스(FedEx)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220개 국가에 배송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두핸즈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임직원 150명 중 30%를 사회복지단체와 연계하여 고용하고 있으며, 이들을 ‘커넥터’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동료로서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재계약률 94%’라는 높은 서비스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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