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업사이클링 온실가스 줄이는 식품기업들

기후 위기 시대에 식품을 통해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특히 식품기업에 대한 ESG경영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연간 전세계에서 버려지는 식량은 약 13억톤으로, 이는 생산된 식량의 30% 이상이 식탁에 오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1700만톤 이상으로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식품기업들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프랑스의 16세 이상 소비자 10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66%가 식음료 브랜드가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호주의 18세 이상 소비자 역시 1000명 중 40%가 기업이 정부보다 기후변화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왔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이러한 반응을 기민하게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민텔에 의하면 2023 환경적·윤리적 사항을 준수한 전 세계 식음료 출시율은 10년보다 14% 증가한 33%에 달했다.
특히, 푸드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푸드업사이클링은 식품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나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식재료를 재가공해 새상품으로 생산해 내는 것을 말한다. 푸드업사이클링은 크게 크기나 모양으로 인해 상품가치가 떨어져 판매하지 못하는 식품을 활용하는 방법과 식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식품원료나 새상품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나눌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못난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냉해와 우박피해를 입은 농가들을 돕기 위해 이마트, 쿠팡과 같은 대형마트와 플랫폼들을 통해 과일들이 유통됐었다. 현재는 솟구친 과일가격으로 인해 못난이 상품을 따로 찾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국내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 판매기업 어글리어스는 2020년부터 못난이 채소를 선별해 제공하는 ‘못난이 채소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판매처도 다양해졌다. 편의점 CU는 ‘싱싱상생’이라는 이름으로 파프리카와 깐마늘, 감자, 오이, 애호박 등 못난이 채소를 일판 상품에 비해 30~40%가량 저렴하게 판매해 1인가구를 비롯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외국 기업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농산품을 그대로 판매하는 게 아니라 가공해서 판매하고 있다. 캐나다의 푸드 업사이클링기업 해피플래닛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일이나 채소를 활용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맛의 스무디를 생산하고, 미국의 식품기업인 매트리악푸드는 상품성 없는 채소를 원재료로 소스류, 육수, 스튜등으로 가공하여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햇반과 두부 제조 시 나오는 못난이 쌀, 콩비지 등을 사용하여 스낵을 출시했다. ‘익사이클 바삭칩’은 사내벤처 1호로 사업화에 성공한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으로 한국은 물론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에 출시했다.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고단백의 장점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리하베스트는 국내 최초 프드 업사이클링 기업으로, 맥주, 밀가루, 식혜 등 다양한 식품 부산물을 활용하여 제과·제빵에 필요한 ‘리너지가루’를 생산하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가치있음에도 버려지는 식품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최근에는 친환경 뷰티 스타트업과 손잡고 맥주박과 같은 부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화장품 사업도 도전하고 있다.

남는 식빵으로 맥주를 만드는 기업도 있다. 영국의 토스트에일(Toast Ale)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사용하고 버린 식빵 가장자리를 수거해 맥주를 만든다. 2016년 창사 이후로 수거하여 가공한 빵 조각들은 에베레스트 산 높이의 4배가 넘는다.
토스트에일은 영국에서만 하루 평균 버리지는 식빵의 양을 2,400만장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또 먹다 남은 빵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누리집을 통해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다.
유호경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