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증가세 둔화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등 각종 요인으로 전반적인 통신산업의 성장세와 수익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SKT, KT, LG 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모두 AI 등 ‘탈통신’ 분야를 차기 먹거리로 낙점하고 AI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
LG 유플러스가 17일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인 ‘AI 전환으로 고객의 성장을 이끄는 회사 (Growth Leading AX Company)’를 내세우며 본격적인 ‘AX 컴퍼니’로의 성장을 선언했다. 해당 슬로건은 AX를 중심으로 혁신을 가속화하며 이를 통해 고객의 성장을 주도하고 회사 스스로도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17일 열린 온라인 성과공유회에서 황현식 시장은 “AI를 활용한 DX에 집중해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나가는 회사가 되자는 의미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만들었다.” 라며 “최근 AI나 DX 분야의 고객들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브랜드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정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Growth Leading(성장을 이끄는)은 우리의 비전에 있는 ‘고객 일상의 즐거운 변화’를 지금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라며 “MZ세대 고객이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가치가 ‘성장’이고, 기업 고객(B2B)에게 가장 큰 화두 역시 ‘성장’인데, 우리가 이것을 주도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AX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3대 핵심 키워드로 △고객 삶의 변화를 상상해 조직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조직적 상상력’ △이를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속도’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원팀으로 협업할 수 있는 ‘조직문화’ 세 가지를 꼽았다.
이날 LG유플러스는 AX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AI 부문의 중점 과제와 초거대 AI 전략도 함께 공개했다. AI 부문 발표를 맡은 LG유플러스 성준현 AI·데이터프로덕트 담당(상무)은 “전사의 모든 사업과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고객센터의 AICC ▲B2B AICC ▲모바일 서비스의 AI Agent ▲임직원을 위한 Work Agent 등 4가지 핵심과제의 추진 현황을 알렸다. 현재 LG유플러스는 통신 특화 초거대 AI 언어모델인 ‘iXi GEN(익시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AI 핵심과제에 순차적으로 익시젠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LG 유플러스는 자체 개발한 AI 기술 ‘익시(ixi)’를 기반으로 개발한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출시한 바 있다. LG 유플러스는 ixi 기반의 ▲U+상담 에이전트 ▲ 장애상담 에이전트 ▲유독 AI 상품추천 에이전트 ▲U+비즈마켓 솔루션 안내 에이전트 등 4종의 챗 에이전트 서비스를 4월에 우선 출시했으며, 하반기에는 너겟 요금제 상담, SOHO(소상공인) 기업 고객 상담을 위한 챗 에이전트도 출시할 예정이다.
SKT와 KT 역시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해 9월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며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은 SKT는 통신 서비스에 특화된 ‘텔코 LLM’을 6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통신 전문 용어와 AI 윤리가치와 같은 통신사의 내부 지침을 학습한 ‘텔코LLM’을 개발하고 있으며 오는 6월 중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텔코LLM은 SKT의 에이닷엑스(A.X), 오픈AI의 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다양한 범용모델을 기반으로 튜닝하였으며, 이는 통신사들이 AI컨택센터(AICC), 유통망, 네트워크 운용, 사내 업무 등 활용처와 특정 업무마다 최적화된 LLM을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하는 SKT의 멀티 LLM 전략의 일환이다.
SKT는 오픈AI, 앤트로픽 등과 협력을 통해 통신사의 서비스나 상품, 멤버십 혜택, 고객 상담 패턴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선별해 이를 에이닷엑스, ‘GPT’, '클로드'에 학습시킴으로써 통신에 특화된 LLM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에이닷(A.) 역시 SKT의 주목받는 AI 제품이다. 에이닷은 출시 당시 아이폰에서도 사용 가능한 통화녹음 기능을 비롯해 음악 추천, 수면 관리 등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주목받았으며 이후 외국어 사용자와의 통화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에이닷 전화’ 기능과 생성 AI를 기반으로 골프 중계 해설, 영상 등을 제공하는 ‘에이닷 골프’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점차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한편 KT는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기존의 통신 역량에 IT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AICT 컴퍼니'로서의 새로운 비전과 포부를 담은 슬로건 'KT, 당신과 미래 사이에'를 공개했다. KT는 다음 달부터 비전과 포부를 담은 'AICT 컴퍼니' KT 그룹 브랜드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지난달 29일 AI를 통해 미디어·콘텐츠 산업을 혁신해 AICT 컴퍼니 전략을 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에 특화된 KT만의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투자∙제작∙마케팅∙관제 등 미디어 사업 전반의 AX(AI 전환)를 주도하고 KT 산하의 12개 미디어 계열사를 모아 콘텐츠 밸류체인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초거대 AI '믿음' 역시 KT의 AI 전략의 무기 중 하나다. KT는 지난 10월 초거대 AI ‘믿음’을 경량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4종류로 출시해 기업의 규모와 사용 목적에 맞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KT는 믿음 출시를 계기로 우선 B2B 시장에 집중한 뒤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의 5대 영역으로 초거대 AI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스타트업 개방 생태계를 통해 초거대 AI 기반 비즈니스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또 KT는 최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AI 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Responsible AI Center(책임감 있는 인공지능 센터, RAIC)’를 신설했다. RAIC는 AI 기술이 사용자에게 유익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된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며 안전성, 투명성, 개인정보보호 등 AI가 악용될 수 있는 분야에서 위험 수준에 대한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더불어 사내 적용 중인 AI 윤리원칙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실무에서 즉시 이행 가능한 수준의 지침으로도 제작한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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