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BCI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BCI 기술은 지난해부터 AI 기술과 만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성공 사례가 잇따라 추가되고 있어 미래가 촉망받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BCI 시장은 2022년 21억3천만 달러 수준이지만, 오는 2032년에는 매년 16.7%의 성장률을 보이며 94억4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시장조사기관 AMR은 세계 BCI 시장이 연평균 13.9%의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에 54억 6,3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보유한 뇌신경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뉴럴링크는 2016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컴퓨터가 인간의 뇌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뇌에 칩을 이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뇌에 이식되는 칩은 얇은 1024개의 전극에 연결되어 있으며, 무선 충전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받는다. 이를 통해 칩은 외부 컴퓨터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생각만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뉴럴링크는 로봇을 활용해 자동으로 뇌에 BCI 임플란트를 심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람의 특정 동작과 생각에 따라 뇌파를 분석해 컴퓨터에 전달하는 칩을 통해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나 키보드를 제어하도록 한다. 이에 더해 궁극적으로는 시각 장애인이 시력을 되찾고, 마비 환자가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5월 FDA로부터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승인받았으며, 9월부터 사지 마비, 척수 손상 등의 이유로 사지의 기능이 제한된 참가자를 시험 대상자로 모집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인간 환자의 뇌에 실제로 칩을 이식하게 된 것이다.
머스크 CEO는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뉴럴링크를 통해 생각만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물론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장치의 초기 사용자가 될 것다.”라며 “스티븐 호킹이 속기사나 경매사보다 더 빠르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연구진이 뉴럴링크의 발표에 맞춰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칭화대의 연구진은 지난 30일 자사 누리집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경 전자 기회(NEO)’라는 장치를 환자에게 이식해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14년 전 교통사고로 척수가 손상되어 사지가 마비된 환자에게 지난해 10월 이식수술을 진행했으며, 석달 간 재활치료를 진행한 결과 환자가 스스로 의수로 병을 집고 식사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은 자신들이 개발한 NEO 장치가 신경 조직에 직접 이식되는 뉴럴링크의 장치와는 달리 두개골에 장착되는 형태라 더 안전하다고도 주장했다.
뇌-컴퓨터 연결을 연구중인 기업은 뉴럴링크 외에도 다수 있다. 뉴럴링크의 대표적인 경쟁사로 꼽히는 싱크론 역시 장치의 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싱크론은 두개골을 뜷고 칩을 이식하는 뉴럴링크와는 다르게, 목을 최소한으로 절개해 그물형 스텐트로드를 혈관을 통해 주입하는 안전한 방식을 연구 중인 기업이다.
스텐트로드는 혈관 벽에 자리잡아 안테나를 통해 뇌 신호를 외부 장치로 전송한다. 싱크론이 지난 1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첫 번째 시험 환자에게 이식한 장치는 부작용 없이 12개월 동안 신호 품질이나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장기적인 안전성도 입증되어 있다.
뉴럴링크보다 한발 앞서 사람을 대상으로 이식 실험 허가를 받은 싱크론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6명, 호주에서 4명의 환자에게 이식을 실시했으며, 현재는 실험 단계에서 더 나아가 광범위한 상용화를 승인받기 위한 실험을 진행 중인 단계에 있다.
블랙록 뉴로테크 역시 지난 2004년부터 BCI 이식을 실험해온 선두주자다. 이 회사 역시 신경 임플란트를 통해 마비 등 신경 장애를 겪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목표다. 블랙록 뉴로테크는 뇌졸중으로 의사소통이 힘든 사람을 보조하는 인공 언어장치를 개발하기도 했으며, 현재 사람의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유타 어레이’라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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