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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팀 닌자 신작 ‘라이즈 오브 로닌’ 국내 출시 취소 왜?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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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즈 오브 로닌 누리집

 

3월 출시 예정이던 오픈월드 액션 게임 '라이즈 오브 로닌’의 국내 출시가 취소되었다. 라이즈 오브 로닌은 ‘닌자 가이덴’, ‘인왕’ 시리즈,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를 만든 팀 닌자의 신작으로, 서양 열강의 침략이 시작된 에도 시대 (19세기 말)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 소니 유튜브 갈무리

 

지난 9일 공개된 라이즈 오브 로닌의 제작 비하인드 영상에서 야스다 후미히코 디렉터가 일본의 무사이자 사상가였던 ‘요시다 쇼인’에 대해서 언급하며 “일본에서는 소크라테스에 필적할 인물이다.”라고 언급하는 등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국내에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라이즈 오브 로닌 발매 전 정보에 따르면 게임 속에는 일본 에도 시대에 실존하던 세 진영으로 구 체계를 상징하는 일본 막부 세력과 개혁파인 유신지사 세력, 침략자인 서양세력이 등장한다.  개발자에 따르면 라이즈 오브 로닌에는 일본 막부 체제의 개혁을 추구한 요시다 쇼인과 그 제자들이 높은 비중으로 등장하며, 게임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유신지사의 편을 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요시다 쇼인(가운데)과 그 제자들 = 야마구치현 문서관 누리집 (http://archives.pref.yamaguchi.lg.jp/)

 

하지만 요시다 쇼인은 생전에 한반도를 점령해야 한다는 정한론을 주장했으며, 이토 히로부미 등의 제자를 키워내 일본의 조선 침략의 뿌리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러시아나 미국 같은 강국과는 신의를 돈독히 해 우호 관계를 맺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조선과 만주, 중국은 영토를 점령해 강국과의 교역에서 잃은 것을 약자의 착취로 메우는 것이 상책이다.”라고 주장하는 등 일본 극우세력의 사상적 기반을 다졌으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게임이 발매되기 전이라 게임 속에 정한론 등 제국주의 사상이 게임에 그대로 등장할지 확실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번 논란으로 오는 3월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을 통해 발매를 앞두고 있던 라이즈 오브 로닌의 국내 출시가 취소되었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의 국내 출시를 맡은 SIEK는 개발사 내부사정을 이유로 공식적으로 라이즈오브로닌의 국내 발매가 취소되었다고 밝혔다.본작은 원래 지난 12월부터 예약 구매를 시작했으며, 한국어 자막 등 현지화 작업도 이미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근대화 시기를 배경으로 한 게임의 한국 발매가 제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캡콤의 추리 어드벤처 게임 ‘역전재판’ 시리즈는 대부분 한글화되어 발매되었지만, 시리즈 중 19세기 말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대역전재판’ 시리즈는 한국, 중국,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 판매되지 않는다. 게임 속에 우익 사상이나 제국주의 찬양과 같은 요소가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군국주의 시대 일본에 민감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발매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2016년에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 ‘용과 같이’ 시리즈의 6번째 작품인 ‘용과 같이 6’이 국내 정식 출시 직전 발매가 중단되었다. 당시 SIEK는 게임 속의 일부 내용이 문제가 되어 발매 중단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으며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용자들은 게임 속에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 중 하나인 야마토 전함이 등장하는 등 우익적인 요소나, 게임 상에 등장하는 ‘진권파’등 한국계 폭력조직에 대한 묘사가 발매 중단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스팀 상점페이지 갈무리

 

반면 전범기와 일본 군국주의 등의 요소가 등장하는데 국내에 발매된 게임도 있다. 지난 2008년에 출시된 EA의 전략 게임 ‘레드얼럿 3’는 가상의 역사에서 벌어진 연합군과 소련군, 일본 제국의 전쟁을 다룬 전략 게임이다. 게임 속에 일본을 주축으로 하는 ‘욱일제국’ 이라는 제국주의 세력이 등장하지만, 변신로봇이나 초능력 소녀가 병기로 등장하는 등 희화화된 모습으로 표현된다. 

 

당시 게임물등급위원회는 개발사가 미국에 소재하고 있으며, 게임에 등장하는 일본 세력이 미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희화화되어 등장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15세 이용가로 등급을 분류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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