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외신이 본 한국 22대 총선 “윤, 남은 임기 레임덕 직면”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4. 11.
728x90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범야권이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80석이 넘는 압승을 거두면서 외신도 이번 선거에 관심을 표명했다. 해외 주요언론들은 “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하며 야당의 압승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한 주요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중앙선관위원회에 따르면 4·10 총선 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5석, 국민의힘(90석)과 국민의미래(18석)는 108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만 낸 조국혁신당은 12석을 차지했다.

 

개혁신당은 3석(지역구 1석·비례 2석),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은 각각 지역구 의석 1석씩 차지했다. 

 

이번 4.10 총선 결과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

 

◇ 외신, “윤 대통령, 남은 임기 레임덕 될 수 있어”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이날 선거는 5년 단임제로 2022년 취임한 검사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 신임투표라는 시각이 우세했다”면서 “보수적인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 동안 레임덕이 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어려운 안보와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강력히 추진해 왔다”면서 “결과와 상관없이 윤 대통령은 계속 집권할 것이고 그의 주요 외교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여당의 큰 선거 패배는 윤 대통령의 국내 의제를 후퇴시키고 진보적인 반대자들에 의한 정치적 공세의 강화에 직면하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BBC는 이날 ‘한국 야당, 국회 표결 압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군소 야당이 공동으로 국회에서 300석 중 192석을 차지했다. 이번 투표는 임기 3년을 남겨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 국민투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식품 가격 상승, 급속한 고령화, 그리고 계속되는 의사 파업을 포함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그는 인플레이션이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농민 시위와 민주당 선거 집회에서 대파 다발이 소품으로 사용되는 등 반발을 불러일으킨 점도 소개했다. 

 

BBC는 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1일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위대한 승리’라고 말했다”면서 “오늘의 결과는 2022년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아슬아슬하게 패한 이 대표가 또 한 번의 대선 출마를 하도록 용기를 줬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프랑스 AFP통신·영국 가디언지는 합동으로 “2022년 5월 취임한 윤 대통령은 이번 여당의 부진으로 법안 처리 능력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윤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사회에서 세금 인하, 사업 규제 완화, 가족 부양 확대 등의 공약을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수개월 동안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한 정치평론가는 AFP에 “오늘 수치는 윤 대통령이 2년간 집권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분노를 보여준다”며 “만약 윤 대통령이 이 놀라운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저는 더 많은 대중의 분노가 있을 것이고 그것이 저를 걱정하게 한다”고 말했다. 

 

메이슨 리치 한국외대 교수는 가디언 지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지금은 해외 의제에 더 집중할 수도 있지만 야당이 다수로 예산을 삭감하려 할 경우 이 계획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그의 레임덕 가능성을 감안할 때 윤 대통령은 여전히 ​​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 외교 정책에 집중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총선에 대해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의 보수 진영이 새로운 의회를 위한 투표에서 큰 차질을 빚었다. 이것은 아마도 그가 남은 임기 3년 동안 약한 위치에 있으면서 정치적인 교착상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친기업적인 윤 대통령을 레임덕으로 바꾸는 큰 손실”이라며 “대통령의 투자자 친화적인 의제가 무산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 日 언론, “대일정책 변화 없겠지만 한일관계 시련 가능성”

 

일본 주요 언론은 한국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중시하는 외교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지만 일본에 비판적인 야당 견제로 한일관계 개선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수 성향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선거결과를 전하면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윤석열 정권 미래에 불투명성이 감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윤 대통령 측근 견해를 인용해 “옛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소송 문제 해결책 발표 등 윤 대통령이 주도해 왔던 대일 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뒤 “일본에 비판적인 야당의 목소리가 강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한일관계도 시련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도 “윤석열 정권의 구심력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관계 개선이 추진되고 있 한일관계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질 듯하다”고 전망했다. 

 

아사히는 “더불어민주당이 대승을 거뒀어도 대일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윤 대통령 외교 방침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옛 징용공 소송 등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에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불만도 있어 야당 측이 정권 비판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여당 패배 원인으로 독선적으로 비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물가 급등에 대한 불만이 꼽힌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의 구심력 저하로 대일 정책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공영 NHK방송은 “민주당이 과반을 획득할 경우 윤 정권은 선거 전과 마찬가지로 야당 측의 강한 저항에 직면해 국회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 정부에 뼈아픈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쿠노조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NHK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오히려 정권의 몇 안 되는 유산인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오쿠노조 교수는 “이처럼 명확하게 민의가 나타났다면 대통령도 여당도 무시할 수는 없다”며 “야당 반발에도 억지스럽게 추진한 여러 정책의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윤석열정부가 징용공(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를 크게 개선했다”면서도 “하지만 보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참패가 농후하다”고 보도했다. 이어진 보도에서는 일본과의 의원 외교를 담당하는 한일의원연맹의 정진석 회장, 박진 전 외교부 장관 등 국민의힘 중진들이 낙선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