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1 [임순만 칼럼] 한 회사에 적어도 탈북민 한 사람을 쓰는 게 이익 휴대폰이 진동하며 086으로 시작하는 긴 번호가 들어왔다. 순간 ‘살아계신다’는 안도와 반가움이 몰려온다.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기를 귀에 댄다. “야~ 00 맞니? 내 엄마다. 아픈 데는 없니?” 수화기 너머로 얇고 힘없는 소리가 다급하게 이어진다. “엄마, 아픈 데는 없어요? 추운 겨울 어떻게 지내세요? 먹을 건 있어요?” 딸은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사라질까 불안해하며 빠르게 말을 쏟아놓는다. “나는 일없다. 지난해보다는 좀 힘들다.” 수화기 너머에서 소리가 잠시 멈춘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다. “코로나에 걸렸다. 좀 도와 달라….” 그러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엄마가 사라진 것이다. 불안이 엄습한다. 이렇게 통화가 끝나버리면 어떡하지? 딸은 귀에 붙었던 전화기를 떼어 눈앞으로 가져온다. 전화는 통화 .. 2023. 12.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