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대기업 총수들이 받은 보수가 공개됐다. 200억 원에 가까운 보수와 무보수 경영 등 양극단의 결과가 나왔는데, 올해도 재계 순위나 실적과 보수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은 찾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기업 총수는 HS효성의 조현상 부회장이다.
총 194억9200만 원을 받았는데, 급여는 20억 원 수준이지만 효성이 계열분리를 하면서 퇴직금으로 171억 원을 받았다.
기본급과 상여금만 살펴보면 롯데 신동빈 회장이 117억8900만 원으로 총수 가운데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억여 원 가량 증가한 수치로, 그룹 내 비상경영선포에도 연봉 1위 자리를 지켜 이목을 끌었다.
세부적으로는 롯데지주 45억3300만 원, 롯데쇼핑 11억500만 원, 롯데케미칼 19억1500만 원을 수령했다. 호텔롯데에서는 10억6100만 원, 롯데웰푸드 10억2500만 원, 롯데칠성음료 10억7000만 원, 롯데물산 5억4500만 원을 받았다.
두산 박정원 회장이 96억100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도 64억5800만 원을 받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4대그룹 중에는 재계 순위 4위인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58억39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54억100만 원을 수령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올 상반기 연봉 총 40억6600만 원을 수령했는데, 지난해 상반기 49억6800만 원보다 줄어든 금액이다.
GS그룹 허태수 회장은 상반기 급여 13억5100만 원과 상여 26억9500만 원을 받아 총 40억4600만 원을 수령했다.
한편,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 중인 재계 1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올 상반기에도 급여를 받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기아 등 주축 계열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올 상반기 37억 원의 연봉을 수령했지만 기아에서 무보수 경영 중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30억 원으로, SK하이닉스의 경우 흑자에도 12억5000만 원을 받아 작년과 같이 동결했다.
올해도 재계 순위나 실적과 보수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은 찾기 어려웠다. 특히 경영난에 따른 합병을 추진 중인 두산 박정원 회장의 경우 거액 연봉이 논란의 이슈가 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에너빌리티·밥캣 실적 개선을 반영해 상반기 총 96억1000만 원 연봉을 수령했는데, 작년 상반기 67억7600만 원 대비 42% 가량 증가했다. 양도제한 조건부주식(RSU) 3만 4744주는 별도 책정했는데, 박 회장이 올해 확보한 RSU 지급 시점은 2027년 예정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19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일종의 이중 플레이다. 보수 규정을 보면 두산 밥캣의 영향으로 박정원·박지원 오너일가들이 고액 연봉을 받았다. 다 연결 기준으로 잡히는데다 두산그룹의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두산밥캣이 하고 있는 영향”이라면서 “고액연봉을 수령하고서는 다시 두산밥캣을 이용해서 두산 로보틱스로 옮겨서 이 알짜기업의 경영권을 더 많이 확보하려고 그런 꼼수를 부린 것인데, 주주들의 권익은 거의 배제한 채 본인들의 권익만 챙긴 꼴이 되니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현재로서는 (총수의 막대한 연봉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상법 변경안”이라며 “보수 규정도 이사회에서 결정을 한다. 이사회가 의사결정을 할 때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총수의 과다한 연봉을) 견제할 방법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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