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들이 막대한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수익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되던 AI 서비스들이 유료화되거나 구독료가 인상되는 한편,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실험하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용자들이 AI 서비스에 대한 비용 부담을 느끼며 구독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기술의 선두 주자인 오픈AI는 차세대 모델의 구독료를 월 2,000달러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8일 디인포메이션등 해외 IT 매체에 따르면 오픈AI는 현재 인간 수준의 추론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차세대 모델 ‘스트로베리’를 개발 중이며, 해당 모델은 GPT-4o의 100배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새로운 거대언어모델 '오라이언' 역시 개발 중이다.
디 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챗 GPT의 막대한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구독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대 월 2,000달러 (약 260만 원)에 달하는 패키지 역시 방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 AI는 현재 챗 GPT 프리미엄 서비스의 요금을 월 20달러로 책정한 상태다.
주요 대형 기술기업들 역시 자사가 운영중인 AI 서비스의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의 AI 음성 비서 알렉사를 유료화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2014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프리미엄 모델을 도입해, AI 생성 기능이 포함된 알렉사에 대해 월 최대 10달러의 구독료를 부과하는 방안이며, 기존의 기능은 ‘클래식 알렉사’로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아마존은 새로운 알렉사가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각종 답변을 자연스럽게 음성으로 안내하고, 뉴스 기사를 AI로 요약해 제공하는 ‘스마트 브리핑’등의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다.
한편 디자인 플랫폼 ‘캔바’는 AI 기반 기능을 도입하며 구독료를 300% 인상해 비판받고 있다. 지난 2012년 호주에서 출시된 디자인 플랫폼 캔바는 최근 ‘팀즈’ 플랜의 가격을 인상하며 구독 요금을 연간 120달러에서 500달러로 인상했다고 공지했다. 캔바는 가격 인상이 AI 기능 도입 때문이라고 밝히며, 이전 플랜을 사용 중인 고객들에게 확장된 제품 경험을 반영하여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가파른 가격 인상에 이용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양대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수익화에 고심하고 있다. 먼저 애플은 자사의 스마트폰에 탑재될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의 일부 고급 기능에 대해 월 20달러에 가까운 구독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애플 인텔리전스의 출시가 계속해서 지연되며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블룸버그는 애플은 유료 AI 기능을 도입하기까지 최소 3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AI 유료화의 가능성은 지난 1월부터 제기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한 직후에도 공식 누리집을 통해 갤럭시 AI가 기능이 지원되는 갤럭시 기기에서 2025년까지 무료 제공된다고 안내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AI 기능을 바로 유료화할 계획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 AI는 이제 시작 단계로 당장은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며 “앞으로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더 수준 높은 성능을 원하는 이용자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AI 서비스들이 유료화되거나 구독료를 인상하면서 사용자들에게 AI 구독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패스트컴패니는 지난 4월, 잇따르는 AI 구독제 도입으로 사용자들에게 AI 구독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스트컴퍼니는 "이미 소비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 소프트웨어, 심지어 식료품 배달까지 모든 것에 대해 구독을 받고 있다. 그런데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주요 기술 회사의 새로운 생성 AI 기능은 우리를 더 많은 구독 플랜으로 강제로 유도하도록 설계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앱의 소유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패스트컴퍼니는 AI 서비스 앱을 일회성 고정 가격으로 판매하는 대신 사용자에게 월별 또는 연별 요금을 청구함으로써 개발자는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앱을 유지 관리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많은 이용자들은 앱 구독을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는 실제로는 소프트웨어를 소유하지 않고 입대하고 있을 뿐이며, 구독 비용 역시 월별 또는 연별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구독 방식과 다른 방식의 수익화를 시도하는 기업도 있다. AI 소프트웨어 업체 젠데스크는 전통적인 구독 모델 대신, AI 챗봇이 실제로 작업을 완수했을 때만 과금을 부과하는 ‘성과 기반 과금’방식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이는 AI 사용량에 비례해 과금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AI 기능이 실제 가치를 제공할 때만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방식이다. 해당 모델은 사용자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성과를 중시한 수익 모델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젠데스크 외에도 인터콤, 포어소트 등 다수의 기술 기업들이 AI의 성과에 따라 요금을 청구하는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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