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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연내 종투사 전환 목표, 대신증권 자본확충 박차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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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이 1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이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요건을 충족했지만,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7일 대신증권은 오는 21일 1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금리는 연 6%로 제시됐으며, 오는 1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직접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곧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만기 5년 이상의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인정되는 만큼,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 수단으로 사용된다. 대신증권이  후순위채 1800억원을 조달할 경우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증권사 보유자산의 잠재적 손실에 대한 대응능력을 수치화한 지표)은 올해 3분기말 기준 335.8%에서 469.9%로 134.1%p 상승하게 된다.

 

대신증권의 자본확충 노력은 지난해 종투사 전환을 선언한 이후 꾸준히 추진돼왔다. 증권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종투사로 지정된 곳은 KB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9곳으로, 대신증권은 10호 종투사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꾸준한 자본확충 노력으로 대신증권은 이미 종투사 지정 요건을 갖춘 상태다. 증권사가 종투사로 지정되려먼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야 하는데, 지난해 3월 말 기준 2조261억원이었던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6월 말 기준 3조2765억원(연결 기준)으로 1년 3개월만에 1조원 이상 증가했다. 

 

대신증권이 이미 종투사 기준을 넘어섰지만 자본확충 노력을 계속하는 이유는, 종투사 전환 이후에도 자본이 늘어남에 따라 사업기회가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초대형 IB로 전환할 수 있는데, 단기금융업 인가를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하면 자금조달 및 운용, 레버리지 규제, 고객기반 측면에서 다른 증권사 대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초대형 IB는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4곳 뿐이다. 

 

여기에 더해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을 경우 종합투자계좌(IMA) 및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도 가능해진다. IMA는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하면서 고객예탁금을 기업대출·회사채 등 다양한 부문에 투자해 이익을 추구하는 계좌로 제도가 도입된 지는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없는 상태다. 

 

종투사 신청과 관련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자본확충 노력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종투사 제도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데 아직 별다른 가이드라인에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의 개선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모르는 만큼, 종투사 전환을 준비하는 증권사로서는 최대한 체급을 올려두는 수밖에 없다. 

 

대신증권의 종투사 전환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실제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IB(기업금융) 부문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의 여파로 상반기 순이익(1051억원)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지만, IB부문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같은 기간 365.8%나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IB 및 운용부문 실적 개선에 힘입어 대신증권의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6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 금융당국의 종투사 제도 개선안이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다. 금융당국이 연내 종투사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연내 신청을 목표로 했던 대신증권의 계획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지연되고 있는 사옥 매각 작업 또한 대신증권이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자본확충을 위해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에 이어 올해 NH아문디자산운용과 매각 협상이 연달아 무산됐다.

 

대신증권은 “다양한 회사들과 본사 사옥 매각을 검토 중”이라며 “리츠를 통한 매각 등 다양한 방법도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IB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 창출력을 강화하고 있는 대신증권이 연내 종투사 전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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