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증권가 연말 인사가 연이어 발표되는 가운데, 김원규 LS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올해 실적이 반등세를 보여 재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자기자본 1조원’ 목표를 여전히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LS그룹에 편입 후 첫 인사인 만큼 CEO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원규 LS증권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1960년생인 김 대표는 1985년 럭키증권에 입사한 뒤 LG투자증권 금융상품영업팀장, 우리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 등을 거쳐 2013년 우리투자증권 대표, 2015년 NH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됐으며, 2019년부터 LS증권(당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로 재임 중이다.
올해 실적만 놓고 보면 김 대표의 재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LS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67억원으로 전년 동기(224억원) 대비 43억원(19.3%) 성장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중소형 증권사 대부분이 역성장의 늪에 빠진 가운데 오히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은 김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주식약정점유율(개인) 점유율은 2.25%로 전년 말 1.87%에서 반등했다. 올 3분기 누적 점유율은 2022년 연말 기록한 2.27%에 근접한 2.25%까지 올라왔다. 옵션약정점유율은 올 3분기 10.31%로 2022년 말 대비 4.12%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연임 결정에도 다른 중소형사들과의 실적 비교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S증권의 성적은 올 3분기 중소형 증권사와 비교할 때는 양호한 편에 속한다. LS증권의 성적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별도 기준)으로만 따져보면 중소형 증권사 9개(교보·IBK·현대차·한양·LS·BNK·SK·BNK·iM증권) 중 5위에 해당한다.
시장에서의 입지도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LS증권의 올해 3분기 기준 주식약정점유율(전체)은 3.39%로 전년 말(3.02%) 대비 0.37%포인트 높아졌으며, 개인고객 기준 점유율도 같은 기간 1.87%에서 2.25%로 0.38%포인트나 증가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소폭이지만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고무적인 성과다.
다만 올해 실적만으로 연임 가능성을 속단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김 대표가 지난 2019년 취임과 함께 제시한 ‘자기자본 1조원’ 목표를 5년차인 현재까지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김 대표는 취임 한 달 만에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이어 2020년 1200억원, 2021년 6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이 때문에 LS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김 대표 취임 전해인 지난 2018년 4037억원에서 취임 첫해인 2019년 5140억원, 2020년 7407억원, 2021년 9284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2022년 자기자본 규모가 9195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며 성장세가 주춤했다. 2023년 다시 9354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3분기 말 기준 8815억원으로 5.8%나 감소하며 임기 내 1조원 목표 달성은 어려워졌다.
증권사는 자본 규모에 따라 다룰 수 있는 사업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수익창출력 제고를 위해선 자본확충이 필수적이다. 특히 자기자본 규모가 3조원 이상일 경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4조원 이상일 경우 초대형 IB 지정을 금융당국에 신청할 수 있다. 증권사가 종투사로 지정되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외화 일반환전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으며,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
올해 실적은 반등세르 보이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실적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LS증권의 연간 순이익은 김 대표 취임 전인 2018년 340억원에서 취임 첫해인 2019년 515억원, 2020년 1260억원, 2021년 1608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증권가가 부동산 PF 부실 여파에 노출되기 시작한 2022년 29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지난해도 287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올해는 3분기 기준 26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일 넘어설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순이익 규모가 취임 초에 비해 크게 악화된 만큼 수익창출력 제고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최근 LS그룹에 편입된 것 또한 CEO 인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LS증권은 지난 6월 LS네트웍스가 지분 60.98%를 1299억원에 인수하면서 LS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사명도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LS증권으로 변경했다. 최대주주가 바뀐 만큼, 그룹의 의중에 따라 김 대표의 연임 여부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로 내부통제 부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지난 16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경가법상 수 등의 혐의로 LS증권 전 임원인 김모(43)씨를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직무상 정보를 이용해 PF 대출금 83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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