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이 독립적인 주제로 새롭게 부각되며 미래 기술의 중심에 섰다. 이번 행사는 양자컴퓨팅이 AI, 데이터 분석, 사이버보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가져올 혁신을 조명하며 전 세계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6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해보면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 일상생활에서 점점 커지는 기술의 영향력을 반영해 양자컴퓨팅 부문과 같은 새로운 혁신 카테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하여 연산을 수행하는 컴퓨터로, 기존 컴퓨터로는 수백 년이 걸릴 계산을 단 몇 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구글은 슈퍼컴퓨터로 10셉틸리언(10의 24제곱)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CES 2025에는 IBM, 구글, 아마존, 리게티컴퓨팅, 디-웨이브 퀀텀 등 세계 유수의 양자컴퓨팅 기업들이 참가한다. 이들은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신제품과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기술 우위를 점하려는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IBM은 초전도 기반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 수를 1000개 이상으로 확장한 ‘퀀텀 이글(Quantum Eagle)'을 공개하며, 구글은 자사의 양자우위 달성 이후 상용화 가능성을 대폭 확대한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도 리게티컴퓨팅(31.06%), 디-웨이브 퀀텀(14.4%) 등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버추얼(virtual, 가상) 기자회견에서 CTA 사장 겸 CES 쇼 디렉터인 존 켈리는 “CES 2025에는 40개 이상의 컨퍼런스 트랙에서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양자 컴퓨팅 및 에너지 전환과 같은 신흥 분야도 포함된다”며 “양자 컴퓨팅에는 양자 세계 회의와 협력하여 생산되는 양자 수단 비즈니스 프로그램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팅은 초창기 단계지만,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을 지니며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정체를 해결할 도구로 평가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또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주요 전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일 중국산 양자컴퓨팅에 대한 투자 제한 규정을 발효했으며, 이에 맞서 중국은 60개 이상의 대학에서 양자컴퓨팅 인재 양성을 위한 독자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ES 2025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경쟁이 반영된 기술적, 정책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주요 IT 기업들도 이번 CES 2025에서 양자컴퓨팅 기술력을 선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양자 암호화 기술과 양자센서를 적용한 스마트 기기를 공개할 예정이며, 스타트업인 노르마는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과의 협력 사례를 발표하며 국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그렇다면 양자 기술과 관련해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
한국은 양자암호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자컴퓨팅 기술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양자컴퓨팅의 핵심 기술인 큐비트 구현과 제어를 위한 차세대 반도체 소자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반도체 기술을 양자컴퓨팅 분야에 접목해 큐비트 연산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양자암호 및 보안기술 기업들로 IDQ(한국전력 자회사), 크립토랩 등이 있으며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로는 노르마, 트리코어 같은 기업들이 있다. 또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으로는 퓨리오사AI, 큐브앤컴퍼니 등이 있으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카이스트, 포스텍,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학계 및 연구기관에서도 양자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신동형 알서포트 이사(‘변화 너머’ 저자)는 6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양자 기술에 대해서 △컴퓨팅 △통신 △보안 이 3가지를 봐야 한다. SK그룹이 양자 관련 IDQ에 투자한 것이 있다. 기업들의 경쟁력은 그리 높지 않으나 글로벌 리더십을 가진 한국인 인재가 있다”며 “양자 컴퓨팅과 관련해서 듀크 대학 교수이자 아이온큐 공동 창업자인 김정상 교수, 세종시 최민호 시장의 아들인 MIT 최순원 교수 등 세계 정상급 인재들이 미국에서 양자와 관련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자기술은 냉각 장치와 노이즈 억제, 대규모 큐비트 안정화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남아 있지만, 전 세계 주요 ICT 기업과 정부가 앞 다퉈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배경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는 양자컴퓨팅 하드웨어의 시연, 양자통신 시험망, 초정밀 센서 기반 의료기기 및 환경 모니터링 솔루션 등이 현실감 있게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신 이사는 이어 “양자기술은 특정 분야의 혁신에 그치지 않고 금융·제조·헬스케어·환경·보안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기존 판도를 뒤집을 잠재력을 품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기업과 투자자, 연구기관이 적극적으로 관련 역량을 키우고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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