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대왕고래 프로젝트 심각한 환경·경제적 리스크 초래할 것"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1. 8.
728x90

자료=기후솔루션

[이코리아] 정부가 추진 중인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심각한 환경적·경제적 리스크를 동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사업이 글로벌 탈탄소 흐름에 역행하며, 거대한 재정 부담과 지진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8일 기후솔루션은 해당 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한 이슈 브리프를 통해,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탄소비용이 최소 213조 원에서 최대 2416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세계 석유·가스 수요가 79% 감소할 전망 속에서 해당 사업이 경제적 타당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이 신규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와 보험 지원을 축소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자금 조달 면에서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50대 은행 52%에 해당하는 26개 은행과, 글로벌 상위 50개 손해보험사 중 26%에 해당하는 13개 보험사는 이미 신규 석유·가스 사업에 대한 투자와 보험을 제한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진행될 동해안 지역은 활성 단층 14개가 분포하며, 이로 인한 지진 위험이 크다. 이번 시추지역과 불과 40km 떨어진 포항 지역은 이미 2017년 지열발전 촉발 지진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던 지역으로 아직 피해 보상 소송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실제로 영국 더럼(Durham) 대학 교수진이 지난 2017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발생한 인공지진 728건 중 석유가스전에서 발생한 지진은 107건(14.7%)으로, 지열발전에 의한 지진(57건, 7.8%)의 약 2배에 이른다.

이에 지난해 7월 국회에서 개최된 ‘동해 심해 석유가스 시추개발, 지진 위험은 없나’ 토론회에서는 동해안 지역에서 최대 7.0 규모의 강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진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국장은 “2017년 포항지진이 활성단층 조사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한 지열발전소의 촉발 지진으로 밝혀졌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산유국의 꿈을 꾸는 것도 모순이며, 잠재적인 위험 요인에 대한 제대로 된 사전 조사도 없이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또다시 어떤 위험이 촉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대신 동해안 해상풍력 잠재량 확보에 주력할 것을 제안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0년에 발표한 ‘신재생에너지백서’에서 제시된 해상풍력 기술 잠재량을 달성할 경우 해상풍력 기술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에너지는 2만 6142PJ(페타줄)로, 동해 석유가스전 최소 매장량(2만 754PJ)을 넘어선다. 또, 화석연료 기반 발전의 에너지 손실(40~60%)을 고려하면 해상풍력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기후솔루션 오동재 팀장은 “석유가스전 개발은 높은 비용과 기후환경 리스크, 글로벌 에너지 전환 추세와의 괴리로 경제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석유가스 개발이 곧 에너지 안보라는 낡은 인식으로, 저무는 시장에 베팅하느라 미래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