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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KB라이프 정문철 호 출범, '질적 성장' 위한 새해 경영비전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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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철 KB라이프생명 대표. 사진=KB라이프생명

[이코리아] 대부분의 보험사가 지난 연말 인사에서 기존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결정한 가운데, CEO 교체에 나선 KB라이프생명의 새해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KB금융은 지난달 6일 열린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KB라이프를 이끌 신임 대표로 정문철 당시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을 내정했다.

이달 2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한 정 대표는 1968년생으로 전주고등학교,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국민은행에 입사해 재무·홍보·전략·기획을 비롯해 개인·기업고객 등 다양한 직무를 거친 경영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KB라이프를 제외하면 지난 연말 인사에서 CEO가 교체된 보험사는 많지 않다. 신한금융의 경우,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와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가 모두 1년 임기로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와 나채범 한화손보 대표 또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생명(홍원학), 교보생명(조대규), 삼성화재(이문화), DB손보(정종표), 메리츠화재(김중현) 등 다른 대형 보험사들의 경우 CEO 임기가 1~2년 남아 있다.

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CEO 연임을 선택하는 분위기에서 KB라이프 CEO가 교체된 것은 이환주 전 대표가 신임 국민은행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KB금융 계열사 대표가 행장으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적이나 대내외적 문제가 아닌 전임자의 영전으로 CEO가 교체된 것이지만, 새로 취임한 정문철 대표의 어깨가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다.

지난 2023년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 법인으로 출범한 KB라이프는 오는 2030년까지 업계 3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미 KB라이프는 생보사 ‘빅5’ 중 하나로 꼽히는 굴지의 대형 보험사이지만, 삼성·교보·한화 등 ‘빅3’은 물론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인 신한라이프 등 경쟁사와의 격차는 작지 않다.

실제 KB라이프는 출범 첫해 합병 시너지 효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선전했지만, 지난해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KB라이프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768억원으로 전년 동기(2794억원) 대비 26억원(△0.9%) 감소했다. ‘빅5’ 중 같은 기간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KB라이프와 한화생명 뿐이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40.9%나 급증한 2조42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생보사 중 유일하게 조단위 수익을 거뒀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9399억원(26.5%), 7270억원(△13.9%)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신한라이프도 4671억원(9.2%)으로 KB라이프 대비 2배 가까운 순이익을 기록했다.

KB라이프의 3분기 실적 부진에는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투자손익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KB라이프생명의 지난해 3분기 투자영업손익은 1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험영업손익이 2151억원에서 2365억원으로 9.9% 증가하며 투자손실을 상쇄해 순익 감소폭을 최소화했지만,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60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나 증가하며 KB라이프와의 거리를 벌렸다.

새 회계기준 도입 후 보험사 수익창출력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로 떠오른 보험계약마진(CSM)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3조165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80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다만, 삼성생명(12조9635억원), 한화생명(9조1297억원), 신한라이프(7조303억원), 교보생명(5조9219억원) 등 경쟁사와 어깨를 견주려면 더욱 공격적인 영업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저출산·고령화 및 금리인하 등 외부 악재에 따른 생보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 위기에 대한 해법도 고민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며 대응에 나서는 생보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보장성 보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다만 KB라이프의 건전성 지표가 경쟁사에 비해 매우 양호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KB라이프의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지난해 3분기 기준 286.4%로 생보사 ‘빅5’ 중 가장 높다. 반면, 삼성·교보·한화 등 ‘빅3’의 킥스 비율이 모두 200%를 넘지 못했다.

한편, 정문철 신임 대표는 지난 2일 취임식에서 “2025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KB라이프의 질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로 함께 나아가자”고 경영 비전을 제시했다. 정 대표가 KB라이프의 질적 성장을 이끌며 ‘업계 3위’라는 목표에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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