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살생물물질이 검출된 필터, 출처-환경부]
[이코리아]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생물 물질’이 검출되었다. 환경부가 한국소비자원 및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시중에 유통 중인 공기청정기 필터 42개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호환용 필터 8개 제품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생물 물질이 검출됐다고 22일 밝혔다.
‘살생물 물질’이란 유해 생물을 제거, 무해화(無害化) 또는 억제하는 기능으로 사용하는 화학물질, 천연물질 또는 미생물을 말한다.
8개의 호환용 필터에서 검출된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은 노출시 호흡기, 피부, 눈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어 필터형 보존처리 제품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물질이다. 이번 조사에서 최소 1.9mg/kg에서 최대 10.7mg/kg 검출되어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 8개 제품은 안전기준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항균·보존 용도의 물질을 사용했음에도 ‘필터형 보존처리제품’으로 안전기준 적합 확인 및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청정기 필터는 필터 자체의 항균·살균 등을 목적으로 살생물 물질을 처리할 경우, ‘안전 확인 대상 생활 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 기준(환경부 고시 제2024-139호)’에 따라 안전 확인 대상 생활 화학제품인 ‘필터형 보존처리 제품’에 해당한다. 따라서 해당 제품의 제조 및 수입자는 안전기준 적합 확인 및 신고 절차, 안전기준 등을 준수해야 한다.
환경부는 위반 제품 사업자에게 제조·수입·판매금지 및 회수 명령 등 행정처분과 함께 공기청정기 필터 업계에서 취급하는 필터 전반에 대한 안전성을 자체 조사하도록 요청했다. 아울러 불법 판매되는 필터형 보존처리제품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연재 환경부 환경보건국장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안전성에 대한 검증 없이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필터형 보존처리제품을 시장에서 퇴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안전을 위하여 필터형 보존처리제품을 포함한 생활 화학제품에 대하여 안전성 조사를 강화하고 한국소비자원 등 관계 기관과 지속해서 협력하여 제품 안전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호환 필터의 경우 정품 필터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공기청정기 호환 필터’라고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LG전자는 3만 5천개, 위닉스는 7만 3천여개가 나올만큼 판매하는 곳도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회사의 이름을 달고 판매를 하는 만큼 각 사의 호환필터 판매 업체 관리가 소홀했던 것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위닉스 측은 “위닉스 호환 필터에서 금지물질이 나온 것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위닉스 사용 고객에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라면서도 “호환 필터 판매 업체에 대해 판매 중지 등의 법적 대응은 힘들다”라고 말했다.
위닉스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이미 2020년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자사 제품 호환 필터 판매 제재 및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 검토하였으나 호환 필터 업체 판재 중지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판매 중지에 대한 제재는 불가하며 이미지 도용 등 지식재산권 침해 고소만 가능하다고 회신받았다.”라며 “다만, 자사 이미지 사용(저작권 침해) ‘정품’ 문구 및 엠블럼 이미지 등 고객 정품으로 혼동할 우려가 있는 경우 내용 증명 발송하였으며 자사 제품에 필터 구매 사이트 연결 스티커 부착 및 정품 스티커(실) 박스, WEB 표시 운영으로 정품과 비품 구별되도록 운영하였다”라고 말했다.
[사진-위닉스 누리집 갈무리]
실제 위닉스는 자사 누리집에서 정품 필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위닉스는 비정품 필터를 쓸 경우 제품의 규격 성능을 보장할 수 없고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무상 AS 서비스 기간이라도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한다.
위닉스 측은 “정기적 비품 필터 판매 현황 모니터링 중이며, 당사 이미지 도용과 같은 지식재산권 침해 시 정정 요청 및 내용 증명을 발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LG전자 공기청정기 필터, 출처-LG전자]
LG전자 역시 누리집을 통해 정품필터를 사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코리아>는 LG전자 측에 호환필터 판매업체에 대한 대응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받지 못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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