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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조 클럽 복귀 앞둔 증권사들, 실적 반등 동력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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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분기 국내 증권사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단위: 억 원) 자료=금융투자협회

[이코리아] 국내 대형 증권사 실적이 개선되면서 지난 2023년 자취를 감췄던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진입한 증권사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 부진에도 해외주식 투자 활성화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둔 만큼, 올해도 증권사의 서학개미 모시기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4곳의 대형 증권사가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432억원으로 2023년 4분기(287억원) 대비 8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또한 1354억원에서 194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4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2023년 CFD·영풍제지 사태 등으로 인해 발생한 충당금의 영향으로 4분기에만 27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증권가는 키움증권이 지난해 4분기 약 22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3년 4분기 해외 대체투자 관련 손실로 90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22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또한 같은 기간 –23억원에서 2120억원으로 영업손익이 개선되며 흑자전환 성공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영업이익으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전년 대비 120% 증가한 1조14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재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한국금융지주(1조2717억원), 성증권(1조1916억원), 키움증권(1조1263억원) 등 총 4곳이 1조 클럽에 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증권사 실적이 개선된 가장 큰 동력으로는 해외주식 투자 활성화가 꼽힌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주식+채권) 보관금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기준 436억2282만 달러에서 올해 1월 20일 1623억5511만 달러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 해외주식 일평균 거래대금 또한 258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34.9% 증가했다. 국내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이 12.2% 감소한 16조원에 그친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처럼 지난해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정체되자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도 크게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국내 증권사가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총 9187억원으로 전년 동기(5417억원) 대비 3770억원(69.6%)이나 증가했다.

실제 실적 반등 폭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삼성·키움증권은 해외주식 거래 점유율이 최상위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1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5억원(80.7%) 증가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의 전체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 중 19.6%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체 증권사 중 1위에 해당한다.

삼성증권 또한 같은 기간 해외주식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이 965억원에서 1453억원으로 50.6% 늘어났으며, 키움증권도 825억원에서 1294억원으로 56.8% 증가했다. 지난 연말까지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꾸준히 증가했던 만큼, 이들 증권사의 4분기 실적 또한 크게 성장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크게 감소했으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유례없는 수준을 경신하고 있고, 2023년 4분기 정점을 찍었던 부동산 PF충당금, 해외부동산 감액손실 반영도 크게 완화됐다”라며 “증권사 4분기 실적이 대체적으로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하긴 하나 양호한 마무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학개미 덕분에 대형 증권사 ‘1조 클럽’ 재입성을 바라보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의 사정은 오히려 악화되는 모양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해외주식 거래 부문에서도 좀처럼 중소형사가 입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증권사가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중 상위 4개사(미래에셋·삼성·키움·토스증권)가 차지하는 비중은 61.9%에 달한다. 10개사로 범위를 넓히면 비중은 96.7%로 늘어난다. 상위권은 모두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획득한 대형 증권사뿐으로, 빅테크 계열사인 토스·카카오페이증권을 제외하면 1%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중소형 증권사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서학개미’ 고객 확보를 두고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개수수료율 인하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할수록 수수료율 하락은 불가피해 증권사별로 경쟁력 확보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뉴욕법인에 미국주식 거래 라이선스가 있어 브로커 에이전시를 통해 거래하는 증권사 대비 마진이 방어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키움증권은 최근 토스증권에게 점유율을 역전당해 특히 고민이 깊을 것인데, 현지 증권사 인수도 염두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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