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항공
[이코리아]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사장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마무리하고 부회장 자리에 오른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류경표 대표이사 사장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달 12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그룹 인사다.
대한항공에서는 우 부회장을 비롯해 18명이 승진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부사장 등 15명이 신규 선임됐다. 한진칼에서는 부회장(1명)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우 신임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2005년 여객 마케팅 담당 상무에 오른 뒤 2010년 미주지역본부장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 부사장, 2019년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19년 11월 이후 공석으로 남아있던 대한항공 부회장 직책은 이번 인사로 약 5년 2개월 만에 채워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 합병 태스크포스(TF)를 이끈 최정호 영업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를 맡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우 부회장이 계속해서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서도 류경표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두 부회장 모두 공통적으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안정화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11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 선언한 이후, 우 부회장은 4년여 동안 전 세계를 오가며 미국 연방 법무부(DOJ) 관계자 등과 협의한 끝에 기업 결합을 최종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중대한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직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효율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대한항공의 흑자 경영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 부회장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는 조 회장의 전략을 보좌하며,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이에 대한항공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7조4,050억 원, 2,383억 원에서 2023년 사상 최대인 14조575억 원, 1조5869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류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이후 1990년 한진그룹 경영조정실로 옮겼으며 한진칼 사장 직책은 2022년부터 맡아왔다. 한진칼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재무구조 재정비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진칼은 지난 2022년 6월 약 6,048억 원에 진에어 지분 54.91% 전량을 매각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에 위치한 KAL 빌딩을 대한항공에 2,642억 원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자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재무 구조를 개선했으며, 진에어를 대한항공 산하에 두어 항공 계열사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며 지배 구조를 한층 강화했다.
또, 항공 노선 네트워크 최적화와 기재 도입·운영 효율화를 통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기업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사모펀드 KCGI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며 조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는 대표로 내정된 송보영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17일, 통합 후 첫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한항공 출신의 송보영 부사장을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송 대표는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후 한국지역본부 여객사업본부장, 모스크바지점장, 미주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송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의 체질 개선과 2년여 뒤 예정된 통합 항공사 출범을 준비하는 중책을 맡았다.
또, 같은 대한항공 출신인 조성배·강두석 부사장의 선임 결정도 주주총회에서 발표됐다. 조 부사장과 강 부사장은 대한항공에서 자재 및 시설 부문 총괄을 담당했으며, 인력관리본부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에어부산 대표로 내정된 정병섭 상무와 에어서울 대표로 내정된 김중호 수석부장은 승진 없이 이동 배치됐다. 이번 인사는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위계 서열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우기홍 부회장), 아시아나항공(송보영 대표), 진에어(박병률 전무), 에어부산(정병섭 상무), 에어서울(김중호 수석부장) 순으로 계열사 CEO 서열이 정리됐다.
한편, 이번 임원 인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미 두 회사는 하나와 마찬가지"라며 "기업 이미지(CI)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에서는 기존의 윙 로고를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승무원 복장 및 항공기 도색 변경도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특히, 가장 관심이 높은 양사 마일리지 통합 방안도 올해 상반기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통합 항공사로 함께 새롭게 도약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와 함께 글로벌 항공업계 리더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나가는 한편,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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