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리사이클 이노베이션 센터가 건설될 SK케미칼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케미칼
[이코리아] 플라스틱 소비 증가로 인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기업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정KPMG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2023년 694억 달러에서 연평균 8.1% 성장해 2030년에는 1,200억 달러(약 173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2019년 1조 6,703억 원에서 연평균 6.9% 성장해 2027년 2조 8,486억 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럽연합(EU), 미국,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은 재활용률 목표 설정 및 재생 원료 사용 의무화를 통해 순환 경제 구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내 대기업, 스타트업,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도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적 투자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스타트업들은 AI, 빅데이터,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수거 및 선별 시스템과 화학적 재활용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폐기물 산업 내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며 재활용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은 제품 수출 시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부담하며 해외의 재생원료 사용 인증에 의존하는 추세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외와 상호인정되는 한국형 인증제도 마련을 위해 재생원료 사용인증 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2023년 10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냉장고, TV 등 전자제품과 전기차 배터리 원료 등 5개 제품군을 대상으로 재생원료 인증제도 1차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인증 체계안을 개발했다. 또 지난해 6월부터는 의류, 섬유 소재, 가전제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2차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인증체게의 적합성을 확인 및 개선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 ▲기술 고도화 ▲글로벌 기술 제휴 및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국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기업과의 기술제휴 등 전략적 기술 투자 검토가 필요하다”며 “특히 열분해, 해중합 등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며 기술 기반을 빠르게 갖춘다면 국내 시장 경쟁력 외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까지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관련해 국내 대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SK케미칼의 경우 국내에 순환 재활용 원료 생산, 실증 연구와 소재 생산까지 이어지는 플라스틱 종합 재활용 솔루션 센터 구축에 나섰다.
SK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해중합 기술을 활용한 플라스틱 재활용 복합 시설(RIC)을 울산공장에 구축한다. 이를 위해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 원료(r-BHET)를 생산하는 해중합 파일럿 설비에 투자하며, 2026년 연간 50톤 규모로 가동할 예정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이 시설은 기존 재활용 공법으로 사용하기 어려웠던 섬유, 필름, 자동차 부품 등의 저품질 폐플라스틱의 상업화 기술을 검증할 수 있게 된다"며 "특히 섬유의 경우 하나의 의류 제품에 폴리에스터 원사 뿐 아니라 면을 비롯한 다른 섬유, 단추 등 부자재 등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소재가 섞여 있어 재활용 난이도가 매우 높은 분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순환 재활용 페트 생산과 코폴리에스터 상업생산을 포함한 일원화된 연구·생산 체계를 구축해 플라스틱 자원 순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이를 통해 클로즈드 루프(완결적 순환 체계)를 구현하고, 음료·화장품·가전·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과 협력해 대규모 양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LG화학의 경우 2023년 연산 2만 톤 규모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착공하는 등 화학적 재활용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개발한 재활용 소재를 삼다수 페트병, 코스맥스 화장품 용기, 삼화페인트의 모바일용 코팅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산시와 체결한 업무협약으로 안산시에서 발생하는 폐비닐 일부를 공급받고 열분해유 공장에 연료로 활용 중이다. 또 CJ대한통운과는 폐플라스틱 수거부터 제품 생산까지 연결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도 폐플라스틱 재활용의 전밸류체인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에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울산공장에 해중합 공장 및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생산 설비를 구축 중이다. 완공 목표가 2027으로 연장되기는 했으나 2030년 리사이클 소재 100만 톤 판매 계획은 변동이 없는 등 재활용 방향성은 유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여 원유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중립(Plastic Neutral) 목표를 설정하고, 제품 포장재에 재활용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소재를 적용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가전제품에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글로벌 폐플라스틱 수거 및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해양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자동차 부품에 적용하는 등 순환 경제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CJ그룹은 식품 포장재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하며, 플라스틱 사용 감축과 친환경 소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폐플라스틱을 철강 제조 공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재활용 기술을 연구 중이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들의 기술 개발 및 투자 확대가 지속되면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흑자 전환 성공한 하나증권, ‘6호 초대형 IB’ 도약할까? (0) | 2025.02.20 |
---|---|
메리츠금융, 지난해 순이익 2조3334억원... 2년 연속 ’2조 클럽‘ 입성 (0) | 2025.02.20 |
티앤씨재단 질적 폭풍성장 '세상을 더 따뜻하게' '공감 인재'를 육성하다 (0) | 2025.02.18 |
수출 효자기업 빙그레, '빙과 왕좌'에 등극한 비결은? (0) | 2025.02.18 |
부산·경남은행 수장 '내부통제' 이슈가 운명 갈랐다 (0) | 2025.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