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우리금융그룹
[이코리아]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한 단계 낮추기로 결정하면서, 동양·ABL생명 인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2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3등급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번 주 내 이를 금융위원회 및 우리금융에 통보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의 등급이 하향된 이유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등 지난해 발생한 각종 대형 금융사고 때문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에서 지난해 9월말까지 총 2334억원(101건)의 부당대출이 취급됐다. 특히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규모는 초기에 알려진 것(350억원)보다 2배 이상 확대된 730억원으로 확인됐다.
경영실태평가는 ▲리스크관리 ▲재무 상태 ▲잠재적 충격 등 세 가지 부문으로 분류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대형 금융사고로 인해 내부통제 및 자회사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관련 역량을 평가하는 리스크관리 부문 및 잠재적 충격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으면서 보험사 인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경영실태평가 결과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1조2840억원)와 ABL생명 지분 100%(2654억원)를 총 1조5493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당초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의 승인 심사를 거쳐 지난해 말까지 생보사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부당대출 사고에 따른 금융당국의 검사로 일정이 연기됐다.
만약 이번 경영실태평가 결과로 인해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가 무산된다면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우리금융은 대형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보험·증권 부문 계열사를 보유하지 못해, 은행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지난해 우리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은 3조86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우리은행 순이익이 3조394억원으로 98%를 차지한다.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이 20~40% 수준에 달하는 다른 금융지주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지난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뒤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재출범시켰다. 다만 포스증권의 규모가 크지 않은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 증권사라 자본·인력확충은 물론 위탁매매, 기업금융(IB) 등 본업 영위를 위한 추가 라이선스가 필요한 상태다.
반면 동양생명의 경우 자산 규모로 따지면 업계 6위권의 대형 생보사다.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우리투자증권과 달리, 동양생명 인수 시 우리금융은 보험업계에서 단번에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동양생명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수익창출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2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으며, 투자손익도 같은 기간 26.6% 증가한 1097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인 보험부문은 물론 투자부문에서도 모두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연납화보험료(APE)는 91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보장성 연납화보험료(APE)는 8620억원으로 36.8% 늘어났다. 또한 지난해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총 732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건강상품군 비중이 60.7%를 차지하는 등 보장성 신계약 CSM은 7127억원을 기록했다.
동양생명의 실적이 개선될수록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우리금융으로서는 인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경영실태평가 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조건부 승인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 등급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자본금을 늘리거나 부실자산을 정리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한 경우 자회사 인수를 예외적으로 승인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우리금융은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지만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승인받은 바 있다. 금융당국이 평가 등급보다 카드대란으로 위기에 빠진 LG투자증권의 경영정상화를 우선시했기 때문. KB금융 또한 지난 2014년 경영진 내분 및 개인정보유출 등으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음에도 LIG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했다.
이처럼 경영실태평가나 제재 이력이 자회사 인수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닌 만큼,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허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난해 각종 금융사고로 곤욕을 치른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인수를 마무리하고 숙원인 비은행 부문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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