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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즉생' 각오 다진 삼성전자… 위기 돌파 전략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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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이코리아] 삼성전자가 최근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AI,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 회복 전략을 공개하며 주주들에게 신뢰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주총회는 삼성전자가 지난해의 부진을 반성하고, 새로운 전략을 공개하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이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메시지가 나온 직후 열린 주총에서 경영진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한 것은 삼성전자의 위기 극복 의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한종희 DX(디바이스 eXperience) 부문장 부회장과 전영현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 부회장이 각각 사업 전략을 상세히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한종희 부회장과 전영현 부회장이 이끄는 투톱 체제를 재가동했으며,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두 부회장이 DX와 DS 부문의 전략을 공개하며 투톱 체제의 안정성을 보여줬다.

한종희 부회장은 DX 부문에서 AI(인공지능)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개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한 부회장은 "스마트폰, 태블릿, 워치, 버즈 등 모바일 제품 전체에 갤럭시 AI를 확대 적용할 것"이라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일상 가전제품도 AI 기반의 지능적인 개인 맞춤형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로봇, 메드텍(의료기기) 등 새로운 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DS 부문에서 HBM 사업의 부진을 인정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전 부회장은 "(HBM 시장의)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어 초기 시장을 놓쳤다"고 말하며, 조직 개편과 기술 개발을 통해 올해부터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HBM4나 커스텀 HBM 같은 차세대 HBM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이 빠르면 올해 2분기부터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곧 상반기 중 엔비디아의 퀄리티 테스트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HBM 사업은 최근 몇 년간 SK하이닉스에 밀려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퀄리티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며 시장의 실망을 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것임을 분명히 하며, HBM4 등 차세대 제품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약속했다.

최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울트라에 삼성전자 HBM3E가 탑재될 가능성에 대해 "삼성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만큼, 삼성전자의 HBM3E가 조만간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위기론'이 HBM 사업 부진에서 비롯된 만큼, 해당 목표를 달성한다면 시장 신뢰를 상당 부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글로벌 D램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이러한 흐름을 잘 활용한다면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전반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전 부회장은 하반기 메모리 사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며, "AI 투자 증가, 중화권 중심 모바일 재고 소진으로 D램은 하반기 수급 균형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낸드 플래시 역시 일부 업체의 감산, AI 투자 증가로 점진적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제윤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신 의장은 글로벌 금융·재무 전문가로, 2020년 박재완 의장, 전임 김한조 의장에 이어 사외이사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는 세 번째 사례가 됐다. 신 의장은 향후 투자자 커뮤니케이션과 ESG 경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전영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했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개발 전문가로서 DS부문의 실적 개선과 경쟁력 회복이 기대되며, 기존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번 주주총회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5개월 만에 장중 6만원선을 회복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20일 오후 12시 21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700원(2.91%) 오른 6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6만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5개월 만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는 3~4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4월까지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제시한다"며 "메모리 전반에 가격 상승 기대감이 확산되는 시점이다. 메모리 업체 이익 추정치의 상향 가능성이 존재하며 범용 메모리, 특히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따른 이익 회복 강도는 삼성전자가 더욱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20일 오전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청년 취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며 "삼성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키워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며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서 단순히 사회공헌을 떠나서 우리 미래에 투자한다는 기조를 지금까지 끌고 왔다"며 "우리 싸피 교육생들도,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또 AI(인공지능)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들이 방문해주신 점 정말 감사드린다. 아마 기를 많이 받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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