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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배민·쿠팡이츠 쓰면 배달 안 해"…배달대행사 '해지 요구'에 업주들 발끈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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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갈무리

[이코리아] 경기 평택의 한 중국집 사장 A씨는 최근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평택 지역 배달대행사 연합으로부터 "배민1플러스나 쿠팡이츠를 계속 이용하면 우리가 배달을 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이 도착한 것이다. A씨는 "자체배달로 매출의 30%를 차지하는데, 대행사를 위해 포기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배민1 쓰면 배달 안 해준다"…대행업체의 강압적 '보이콧'

31일 업계에 따르면 평택 지역 뉴트랙·생각대로·디플러스 등 배달대행사들은 지난 15일부터 음식점 업주들에게 배민1플러스·쿠팡이츠 사용 중단을 요구하며 "가게배달(대행사 배달)만 이용할 경우 건당 배달비 500원 인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 오산, 경남 창원 등으로 확산 중이다.

문제의 핵심은 '자체배달'과의 충돌이다. 배달앱 업체들이 직접 라이더를 관리하는 자체배달 서비스를 확대하자, 기존 배달대행사들이 생존 위기를 느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배민배달’ 서비스를 적극 밀어주고 있으며, 쿠팡이츠는 100% 자체 배달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대행업체들의 수익이 급감한 상황.

◇아파트 할증·야간 할증 vs 무료배달…소상공인은 낀 채

업주들은 난감한 입장이다. 한 음식점 운영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대사 배달은 아파트 할증, 기상악화 할증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 자체배달은 이런 부담이 없다"며 "매출이 나는 서비스를 강제로 끊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간 무료배달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배달비 부담이 없는 자체 배달 서비스로 이동하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배달앱의 자체 배달 서비스는 배달비를 일정 금액으로 유지하고, 추가 비용은 배달앱이 부담하는 구조다. 반면, 배달대행을 이용하면 가게에서 배달비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상생 방안 마련해야"…갈등 해결할 돌파구는?

이번 사태는 해외에서도 선례가 있다. 미국에서는 그럽허브가 중개 전략을 고수하다 도어대시에 시장을 내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대행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음식점 업주들에게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현재처럼 갑질 논란이 발생하면 오히려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배달 속도 개선, 합리적인 배달비 정책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배달대행업체와 플랫폼 배달 간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배달대행업체들이 시장 논리에 맞서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는 만큼, 정부가 개입해 상생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갈등이 배달 시장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과정으로 보이지만, 그 사이에 낀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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