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지분 매입에 진심인 대신증권 오너일가, '책임경영' vs '지배력 강화' 평가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4. 10.
728x90

[이코리아] 대신증권 오너일가의 지분 매입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숙원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성공한 만큼 경영권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의 장남 양승주 군이 지난 1~3일 장내매수를 통해 대신증권 주식 1만50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양 부회장의 누나인 양정연 씨 또한 이달 초 대신증권 주식 총 9265주를 장내 매수했다.

양승주 군은 지난 2020년 대신증권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해 꾸준히 지분율을 높여왔다. 이번 매입으로 양승주 군이 보유한 대신증권 주식은 17만5340주에서 18만5840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0.37%까지 상승했다.

‘오너일가 3세’인 양 부회장에 이어 4세 양승주 군까지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서는 지분율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대신증권 최대주주는 양 부회장(10.68%)이며 그 뒤는 모친인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2.79%), 양정연 씨(1.43%), 양 부회장의 딸인 양채유·양채린 양(각 0.09%), 양정연 씨의 아들 홍승우 군(0.06%) 등이다. 이들의 지분을 모두 더하면 약 15.5%로 양 부회장이 대신증권 부회장으로 승진하기 전인 2020년 말 대비 3%포인트 가량 늘어났다.

양 부회장은 지난 2023년 모친인 이 회장으로부터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 자리를 물려받으며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대신증권은 꾸준한 자본확충을 통해 지난해 말 숙원인 종투사 지정을 이뤄내며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준비를 마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투사 전환에 성공한 대신증권의 다음 과제는 오너일가의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한 경영권 안정화 및 승계 준비로 보인다. 실제 대신증권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한 뒤 이를 성과급 명목으로 오너일가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실제 대신증권은 지난 2015~2024년 10년간 임직원 상여 명목으로 약 400만주를 지급했는데, 이 가운데 약 33%에 해당하는 130만주가 양 부회장과 이 회장 등 오너일가에게 지급됐다.

임원 성과급을 자사주로 대신 지급하는 것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초 임원에 대한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임원의 성과급을 주가와 연계해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및 주가 부양을 도모하겠다는 것.

다만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이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대신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일반주주보다는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대신증권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면서도 소각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에도 자사주 소각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오너일가 및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방침을 유지하는 동안 대신증권 주가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상승장을 타고 지난 2021년 2만1950원까지 올랐던 대신증권 주가는 이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 1만6000원대를 횡보 중이다.

대신증권이 시장의 비판을 의식해 자사주 소각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대신증권은 종투사 전환 이후 초대형IB 지정까지 노리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약 7000억원의 자본확충이 추가로 필요하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자본이 감소하는 만큼 성장성이 둔화되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한편, 대신증권은 자본 증대를 통해 성장동력을 먼저 확보한 뒤 이를 통해 주주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종투사 전환 후에도 계속되는 대신증권 오너일가의 지분매입 행보가 ‘책임경영’과 ‘지배력 강화’ 중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