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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광고차단하면 유튜브 속도 느린 이유 밝혀졌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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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광고차단 프로그램 ‘애드블록’을 사용하면 유튜브 웹사이트의 속도가 느려지던 현상의 원인이 구글 측의 차단 조치가 아닌 프로그램 오류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애드블록과 애드블록 플러스는 많은 이용자를 지닌 대표적인 광고차단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1,300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된다.

= '레딧' 갈무리

 

지난주 애드블록의 최신 버전이 업데이트된 직후 애드블록을 사용하는 유튜브 이용자들은 유튜브 로딩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현상을 겪기 시작했다. 전 세계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광고차단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유튜브가 느려진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한 해외 이용자의 분석에 따르면 애드블록을 실행한 채로 유튜브를 실행하면 CPU의 사용량이 최대 17%까지 증가했다. 이로 인해 사양이 낮은 컴퓨터에서 유튜브를 실행하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많은 이용자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유튜브를 지목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광고차단 프로그램 사용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특정 이용자의 CPU에 부하를 줘 로딩 속도를 지연시켰다는 의혹이다. 유튜브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이용자의 광고차단 프로그램 사용을 막는 정책을 시행했던 전적이 있어 이러한 추측에 신빙성을 더했다.

= 9to5 갈무리

 

9to5, 아스 테크니카, PC 게이머 등 해외 IT 매체들도 이에 주목하며 유튜브가 새로운 광고차단 방지 대책을 시행했다고 보도했다. 9to5는 이에 대해 “사용자가 광고차단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튜브의 방식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사용자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유료 구독할지 아니면 광고를 시청할지 선택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일부 국내 매체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유튜브가 광고 차단 프로그램에 대한 맞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한 상황이다. 

= 레이먼드 힐 X 갈무리

 

하지만 이번 속도저하 사태의 원인은 유튜브 측 조치가 아닌, 애드블록의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였다는 점이 밝혀졌다. 광고차단 프로그램 ‘유블록 오리진’의 개발자 레이먼드 힐은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혀내 소셜 미디어와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했다.

 

힐은 구글이 조용히 성능을 저하시키는 코드를 배포했다는 주장은 잘못된 진단으로, 이번 속도저하 문제는 지난주에 출시된 애드블록 5.17 버전과 애드블록 플러스 3.22 버전에 추가된 확장 엔진 버전 1.1.1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능 저하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문제의 원인은 다수의 코드 경로에 있었다.”라며 “문제가 있는 코드 경로가 많은 사이트에 영향을 끼치며 잇따라 문제를 발생시켰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문제는 유튜브 뿐만 아니라 페이지가 동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다른 사이트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애드블록 패치노트 갈무리

 

애드블록의 개발자 역시 이번 문제의 원인이 애드블록에 있음을 인지했다. 애드블록 개발자 토마스 그레이너는 패치 노트를 통해 “(속도 저하) 문제를 발견하고 신고해 줘서 감사하다. 다른 사용자들로부터도 비슷한 신고가 조금씩 접수되고 있어 3.22 버전에 포함된 변경 사항 중 하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라며 해결책을 개발할 수 있도록 문제에 대해 제보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속도 저하 사태는 유튜브의 공식적인 조치가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구글은 여전히 광고차단 프로그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관련 대책을 계속해서 시행하고 있다. 유튜브는 광고차단 프로그램 사용이 서비스 약관 위반이며, 유튜브는 광고를 통해 다양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지원하고, 수십억 명이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유튜브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튜브는 지난해에는 이용자가 광고차단 프로그램을 활성화한 채 유튜브에 접속할 경우, “광고차단 프로그램은 유튜브 서비스 약관 위반이다. 광고차단 프로그램을 비활성화 시키지 않을 경우 동영상 재생이 차단된다.”라는 내용의 경고성 팝업이 출력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구글의 이러한 광고차단 탐지 조치는 이용자의 PC 사용을 감시하고 광고 노출과 추적을 강제하는 적법하지 않은 조치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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