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등은 지난 3월 14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2024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4)’를 개최했다. 이 전시회는 국내외 의료기업계의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한눈에 살피는 기회를 제공했다.
전시회에는 국내외 1,350여개 제조사가 참가하여 의료기기와 의료정보시스템 등 총 35,000전시품을 소개했다. 미국, 중국, 태국, 우크라니아 등 40개 국가의 해외바이어 4,274명이 전시회에 참가하여 한국기업들과 활발한 수출 상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ES2024의 주된 화두가 인공지능이었던 것처럼, 이 전시회에서도 인공지능 활용의 바람은 매우 강하게 불고 있었다. 다수의 기업들이 다양한 환자들의 상태를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의료진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미 인공지능 챗봇은 간호사, 상담사, 어시스터, 조무사 등의 업무를 채팅으로 편리하게 대신할 수 있고 환자들의 자연어를 이해하고 인공지능이 직접 상담하고 있다.
인공지능 소프트들은 SAAS형태로 제공되기도 하는데 병원들은 월10만원 이하에 의료상담을 전담하는 AI를 도입할 수 있다. 일부 인공지능 소프트들은 환자의 몸에 부착된 다양한 센서들을 해석하여 환자에게 적합한 운동을 맞춤형으로 처방해주기도 한다.
IBM의 CEO인 아르빈드 크리슈나는 최근 자사 인력의 30%는 AI로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봇들이 저학력, 육체노동을 신속히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AI와 결합한 로봇들은 고소득자들의 인지노동도 빠르게 대신하고 있다. 한국의 일자리 중 12%는 AI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암울한 분석도 있다.
아직 인공지능은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할 정도가 되지 못하나 매일매일 꾸준히 최신 의학논문들을 읽으며 학습하는 인공지능은 머지않아 경험 많은 의사들을 능가하게 될 것이다.
나날이 발전해가는 로봇기술이나 전지기술은 의료기기와 빠르게 융합되고 있다. 일부 의료기기는 더 작고 더 정교해진 서보모터 및 드라이버를 결합하여 크기를 크게 줄였다. 초소형 피에조 모터와 소형의 서보드라이버들은 이미 40나노이하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제어한다.
또한, 환자의 이동을 보조하는 기기에는 효율이 좋아진 2차전지와 간호조무사들의 수고를 드는 자율 주행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페블아이는 전시회에서 단순히 환자의 이동을 도울 뿐 아니라 내장된 액추에이터가 환자의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까지 줄여주는 이동보조장치를 소개했다.
척추수술 등 중요한 수술은 집도의가 진행하지만 정확한 환부의 위치를 파악하는 수술로봇은 의사의 부담을 크게 줄어준다. 일부 로봇은 수술시 환자의 감염위험을 줄여주는데 도움이 된다. 외래환자 등록, 병원비 수납, 처방전 발행은 이미 다양한 KIOSK가 담당하고 있는데, 더욱 똑똑해진 간호로봇들은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자연어를 이해하여 업무를 처리할 예정이다.
전시회에서 일반 참관객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분야는 가격이 저렴해지고 소형화되는 다양한 진단기기였다. 혈액 한방울로 혈당량을 진단하는 장비는 3~6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다수의 휴대용 진단장비는 크기가 점차 소형화되고 가격도 10만원 이하로 인하되고 있었다.
피 한방울로 당화혈색소 등의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혈액분석장비는 150만원에 구매 가능하며, 암을 진단하는 일부 스캐너는 수백만원, 병무청이나 안과에서 사용하는 시력 측정 장비는 5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했다.
퀴리부인이 발견한 X-Ray기술은 이미 다양한 디지털장비들과 겹합하여 자유롭게 변환 및 저장이 가능해졌다. 기존의 CT는 누워서 촬영이 가능했지만 제노스 등이 출시한 WBCT제품군들은 환자가 서거나 앉은 상태에서도 전산화 단층촬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최근 국가가 주도하는 클라우드에 대한 표준이 정립되자 병원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전자차트는 클라우드 보관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개인들의 민감한 사생활을 내장한 의료정보의 클라우드 저장에는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다양한 법규의 준수가 엄격히 요구된다. 한편 여러 병원들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축적된 의료 빅데이터는 개인정보를 소거하는 익명화 과정을 거쳐서 신약개발이나 질병예방, 맞춤형 치료 등에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3D프린터는 보철구의 제작뿐만 아니라, 복잡한 수술진행 과정의 사전연습을 위해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3D프린터는 이제 50만원 정도에도 공급될 정도로 매우 저렴해졌다.
아직은 다소 생소하지만 다이오드레이저를 활용한 피부미용기계도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였다. 755~1,064nm 파장의 레이저는 효과적으로 피부층에 열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고급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파도 우리들의 살을 빼거나 아픈 부위를 치료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은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융합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다양하게 표출된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원격의료,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한 개인맞춤형 의료, 로봇을 활용한 예방의료와 재활의료는 향후 한국의료산업을 성장시키는데 크게 활용될 것이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여정현 필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IC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카오 AI 중심 조직개편... 지향점은? (0) | 2024.04.04 |
---|---|
게임업계 또 '확률 조작' 논란... 이용자들 뿔났다 (1) | 2024.04.04 |
[4.10 총선] 여야 게임 공약 ‘e스포츠’에 편중, 게임산업 진흥책 부재 (0) | 2024.04.01 |
주요 기술 기업, 선거 앞두고 딥페이크 등 허위 정보 차단 총력전 (1) | 2024.04.01 |
빅테크 등 국내 IT기업, 글로벌 AI 동맹 구축 활발 (0) | 2024.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