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앤프로덕트는 지구 자원의 완전 재활용·완전 선순환을 목표로 기업이나 기관, 단체의 기념품, 판촉물, 맞춤 상품을 제작해주는 에코 벤처기업이다. 주로 PET 병을 재활용한 에코백, 조끼, 단체복 등 폴리에스터 섬유제품을 제작한다. 그 밖에 장난감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사원증 목걸이 등 다양한 자원순환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박은정 그린앤프로덕트 대표는 취미로 헌옷으로 가방을 만들다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한 뒤 자원순환 제품 전문업체 최고경영자(CEO)로까지 성장했다.
박 대표는 “소셜 미션 자체가 자원순환 제품을 많이 만들어서 저희 제품으로 인해서 환경적인 성과, 즉 폐기물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이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에코 스타트업의 지향점에 대해 우리 사회가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작은 실천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신념으로 그린앤프로덕트는 지구의 잔존 폐기물 감소를 목표로 갖고 2019년에 설립돼 지난 2021년 7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그 해 '2021 제7회 대한민국 리딩기업대상' 시상식에서 'ESG경영대상'을 수상했다. 다음 세대가 살아갈 더 나은 지구 환경을 위해 디자인의 콘셉트부터 재료 선정,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제품의 큐레이션을 최우선으로 한 친환경 솔루션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이코리아>는 12일 폐자원으로 제작한 다양한 재활용 제품들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꿈꾸는 그린앤프로덕트 박은정 대표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일문일답.
◇ 어떻게 자원순환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환경 이슈와 관련해 어떤 개인적인 깨달음을 얻은 사건이나 그런 일이 있었나? 아니면 대학 전공과 연계해 자연스레 이 분야로 오신건지?
대학시절부터 가방을 만들어 플리마켓에 판매하는 경험을 통해 가방디자인 및 제작을 시작했다. 그 경험으로 아웃도어 패션회사에서 둥산용품을 디자인하는 업체에 취업도 했는데, 2010년경에 개인적인 일로 회사를 쉬게 되었다. 그때 헌옷을 뜯어 가방을 만들어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내가 만든 포스팅이 포털 사이트 메인에 소개됐다. 그러다 보니 방문객이 많아지고 헌옷으로 가방 만드는 것을 계속했는데 그게 업사이클 디자인이라는 일이었다. 심지어 업사이클 디자인이 지구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하니 사명감이 생겨 그때부터 업사이클 디자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반복적으로 헌옷 업사이클링 가방을 만들다 보니 사용되지 못한 헌옷 쪼가리들이 쌓이게 되었고, 차마 버리지 못해 쿠션도 만들어보고 쪼가리를 이어 다른 것도 만들어 보고 했지만 그게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 과연 정말 이 행동이 지구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됐다. 그래서 제대로 공부해서 해보자는 마음에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 있는 그린디자인과에 진학해 공부를 시작했고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소재 가방디자인이라는 연구논문으로 졸업하게 됐다.
◇그린앤프로덕트 홈페이지에서 보니 자체 제작 리사이클 제품은 주로 가방이던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버려진 천 재활용 외에 다른 폐자원도 다루시는지, 또 폐자원을 활용해 만든 제품은 어디로 납품하고 있나?
저희가 사용하는 원단은 버려진 원단을 업사이클 하는 것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폐 PET 병을 물리적 재활용을 통해 폴리에스터 섬유로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단으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저의 전문 분야가 가방과 섬유제품 제작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가방으로 시작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폐자원을 세척 등 단순 후가공을 통해 제품을 업사이클 하는 과정은 계획적 폐기(제품수명이 다하지 않았는데 업사이클을 위해 버려지는 것), 오버생산(업사이클 제품제작 명목으로 사용예정이 없는 소재를 더 많이 만들어 일부러 버리는 소재인 것처럼 하는 것), 폐기물의 더럽다는 인식 등의 문제가 발생된다.
저는 폐기물을 완전 물리적 또는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다시 새로운 원료로 만들어 재활용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환경적으로, 생산적으로, 사용자 측면에서도 더 효율적이고 맞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페트병을 수거하고 분쇄, 세척, 재생원료화, 섬유화, 원단편직, 제품화 등 여러 단계에 거친 재활용단계가 필요한데 저희는 그 과정 중에 원단편직, 제품화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이전 단계는 다 연관 업체들과 MOU를 통해 전 과정 루트를 관리 가능하게 시스템화해 진행하고 있다.
섬유 재활용 제품 외에 장난감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원료로 관공서나 기업에 필요한 제품을 디자인, 제작하는 일도 한다. 장난감은 다양한 칼라, 금속이나 배터리 등이 섞여 있어 일반적으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 제품이다. 인천시에서는 3년 전부터 이 장난감 재활용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저희가 제품화 과정에 참여해 인천광역시 시내 공무원 사원증 케이스를 2만여 개 제작했다.
◇자원순환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면서 그간 다룬 폐자원을 수치로 환산하면 얼마 정도 되나? 또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였는지.
저희 회사에서 현재까지 제작한 폐 PET 플라스틱 재활용 섬유 제품은 대략 37만장 정도 되고 이를 500ml PET 병의 수량으로 환산하면 대략 150만병 정도다. 재활용 제품을 감안해 사용한다, 라는 말보다 튼튼하고 예쁜 좋은 제품이 심지어 재활용된 것이라 너무 좋다, 라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기쁘고 행복하다. 저는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진 않지만 주로 한번 거래하셨던 분들의 소개로 이어진 영업을 하고 있다. 거래한 고객이 만족스러웠을 때 소개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런 경우 매우 기쁘다.
◇폐자원 재활용 관련 일을 하시면서 현재 대표님이 일적으로 느끼는 가장 큰 벽이라면 뭐가 있을까.
아무래도 재활용 원단을 저희가 직접 생산·제작하다보니 다양한 색깔을 많이 구비할 수 없는 점이 한계다. 또 맞춤 생산으로 진행하다 보니 너무 작은 수량은 제작해 드리기 힘든 점이 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원자재를 활용했을 때는 100개 이상이면 제작해 드린다는 원칙이 있긴 하지만 폐기물을 재활용해 다시 제품화 하는 전 과정은 아무래도 많은 수량이 동반되어야 제작 가능한 공정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가장 어렵다.
◇자원순환/에코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드릴 조언이 있다면.
생각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소규모라도 작게 시작해보고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경험을 축적해 보길 권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사업은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영리 활동이다. 어떤 고객과 시장이 있는지, 고객이 어떤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고객들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이익을 창출해 보도록 해볼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환경적인 것은 기본이다. 환경은 생산자, 제작자가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고객은 주어진 제품과 서비스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환경적 가치를 기저에 가지고 있다면 소비자는 어떤 것을 골라도 환경적 가치를 창출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지역의 경력단절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돕는 민간 네트워크 구축을 하셨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경력단절 여성들을 어떻게 도우실건지 궁금하다.
제 또래 여성들 중 많은 분들이 육아와 자신의 커리어 사이에 자신의 위치를 고민하고 있었다.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건 그녀들 눈앞에 다가오는 현실로, 엄마들이야 말로 지속가능 미래를 위한 마음에 진심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대학시절부터 작은 창업을 지속해 왔는데 지나고 보니 지금 그린앤프로덕트가 5번째 창업이었다. 제가 그동안 경험했던 창업의 노하우, 과정 중의 깨달음 등을 나누어 좀 더 쉽게 창업가적인 마인드를 갖추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그리고 그녀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와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려고 한다. 성장한 그녀들 스스로 후배 엄마 창업가 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이런 과정을 담은 엄마창업 관련 책도 내년 3월 출간 예정이다.
◇그린앤프로덕트의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달라.
현재 그린앤프로덕트는 기업이나 기관, 단체들의 주문을 받아 운영하는 B2B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저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규모에 비해 저희의 가치관이나 환경적 활동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고, 또 영업적 한계도 느낀다. 내년에는 저희 회사의 가치를 담은 B2C 제품의 출시를 계획 중이다. 힌트를 드리자면 현재 재활용성이 떨어지는 화장품 용기 시장에 관심이 많은데, 화장품이나 세제용기분야에서 완전 재활용·완전 선순환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금 고민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저희가 자원순환 전시회사 영상도 제작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2024년에도 지속가능 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들을 기획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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