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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올리브의 경고] 기후변화에 먹거리 물가 비상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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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농장. 사진=픽사베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나 극한 날씨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변화로 인한 ‘푸드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 

 

커피와 카카오, 설탕 할 것 없이 극한기후 때문에 주산지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글로벌 가격이 치솟아 식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이 연간 2만여톤(t) 넘게 수입하는 올리브유 국제 가격도 심상치 않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스페인의 올리브 수확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올리브유 가격이 거의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적하는 올리브유 가격이 2년 전에 비해 두 배나 올라 톤당 1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을 나타났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지난 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올리브 공급국이자 전 세계 올리브 수확량의 40%를 생산하는 스페인이 가뭄으로 인해 평소 수확량인 130만 톤(t)의 생산량을 30%에서 50%까지 줄였다고 보도했다. 

 

올리브 오일 업계에 대해 보도하는 신문인 올리브 오일 타임즈(The Olive Oil Times)는 지난 2월 스페인 농부들이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무역이 중단된 가운데 정부에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리브유 세계 생산의 40% 이상을 맡고 있는 스페인은 매년 보통 130만~150만톤을 생산하지만 2022~2023 시즌에는 66만6000톤  생산에 그쳤다. 2023~2024 시즌에는 약 83만~85만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산 올리브 오일 가격은 지난  1월 사상 최고치인 KG당 9.2유로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19일 현재 7.8유로로 하락했지만 공급 불안으로 인해 이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립 싱크탱크 그린 얼라이언스 UK의 기후 정책 책임자인 헬레나 베넷은 올리브유 가격의 기록적인 급등을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돌렸다.

 

베넷은 지난달 10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세계 최대 올리브유 수출국인 스페인이 가뭄과 극심한 더위로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 2022년 이후 가격(원산지)이 112% 인상됐다”면서 “이것은 다른 식량 작물에도 일어나고 있다. 오늘 올리브 오일, 곧 다른 모든 것들도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환경청(EEA)은 지난 3월 기후 관련 위험에 대한 최초의 지역 분석에서 심화되고 있는 기후 위기가 금세기 들어 경제 곳곳을 강타하고 있는 만큼 유럽 국가들이 ‘재앙적’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EA의 보고서는 극심한 더위가 잦아지고 강수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식량 생산에 미치는 기후 영향이 이 지역, 특히 남유럽 지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몇년간 기후 변화에 따른 극단적인 날씨는 스페인은 물론 남부 유럽의 이탈리아, 그리스와 같은 지중해 국가의 올리브유 생산에 심각한 충격을 가했다. 

 

올리브유 값이 급등하면서 관련해 대규모 범죄도 일어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3월초 스페인의 슈퍼마켓들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물건은 올리브 오일이었다. 주범은 암시장에서 재판매하기 위한 필수 식품 품목을 노린 범죄 조직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코르도바 지역에 있는 스페인의 한 정유공장에서 약 5만 리터(ℓ)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도난당했다. 도난당한 올리브유의 가치는 당시 42만 유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올리브 오일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급증한 것이 아니라 이미 기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호주의 코브람 에스테이트 올리브(Cobram Estate Olives)의 CEO인 샘 비튼은 지난 2월 실적 발표에서 "현재 올리브 오일에 대한 수요가 너무 많아 불행히도 그 수요를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물량 부족으로 인한 올리브유의 가격 상승은 국내 먹거리 시장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의 경우 올리브유만으로 튀김유를 쓰다 지난해 10월부터 스페인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반반씩 섞은 오일로 교체했다. 원재료 비용 상승 부담으로 18년 만에 레시피를 바꾼 것이다. 

 

한편, 올리브유는 최근 국내에서도 급격히 그 시장 규모가 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의 올리브유 수입 중량은 2020년 2만톤(t)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서구화된 식습관 및 음식 문화 전파, 고급 식용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 등으로 보고 있다. 

 

2020년 기준 수입 13년 만에 최대치다. 2021년 수입 중량은 2만7191톤으로 2년 만에 2019년 대비 40% 급증했다. 올리브유 수입 금액 또한 당해 1억1765만달러(약 1520억원)를 기록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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