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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트위치 떠나는 스트리밍 시장, 네이버 등 플랫폼 경쟁 본격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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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치 누리집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가 내년 2월부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670만 명의 트위치 이용자들이 어느 대체 플랫폼으로 이동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네이버와 아프리카 등 경쟁 플랫폼들의 트위치 방송인과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는 19일 정오부터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CHZZK)’의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다. 베타 테스트의 시작과 함께 기존의 네이버 게임 앱이 치지직 앱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네이버 게임 이용자들은 기존의 서비스인 라운지와 오리지널, e스포츠 등의 게임 콘텐츠에 더해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통해 다양한 게임 방송을 탐색하고,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19일 “그간 지식iN,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해온 네이버는, 게임 분야에서도 게임사·창작자·사용자들이 함께 모이는 게임 특화 커뮤니티를 구축해왔다. 이에 더해 네이버는 그간 구축해 온 게임 커뮤니티를 한층 더 강화하고, 스트리머와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더욱 활발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치지직’을 출시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 네이버 치지직 방송화면 갈무리

 

치지직은 베타기간 동안 순차적으로 기능들을 선보이며, 서비스의 편의성 및 안정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베타 기간에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의 경우 18일 1차 대상자가 발표되었으며, 21일에는 추가적으로 2차 대상자가 안내될 예정이다. 또 시청의 경우 베타 기간에는 누구나 시청 가능하다. 네이버는 내년 중 ‘치지직’의 정식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치지직의 강점으로는 신생 플랫폼으로 트위치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기 좋다는 점이 있다. 그동안 트위치는 ‘게임 전문 채널’을 내세우며 게임 이용자들에게 특화된 환경을 조성해 왔으며, 가상의 캐릭터를 활용해 방송을 진행하는 '버추얼 스트리머' 등 서브컬처에 특화된 방송인들 역시 트위치를 주로 이용해왔다. 또 방송 포인트를 활용한 예측 시스템, 구독권, TTS 등 각종 부가 서비스 역시 트위치만의 특징 중 하나다. 트위치가 방송 화질을 720p로 제한하고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서비스 축소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탈이 크게 일어나지 않은 이유다. 

 

만약 네이버가 트위치와 유사한 방송 환경을 조성하고, 각종 편의 기능을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성공적으로 게임, 서브컬처에 특화된 트위치의 이용자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올투자증권은 6일 네이버의 신생 플랫폼 치지직이 트위치의 스트리머를 영입하고 이용자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할 경우, 사업가치가 1조원이 넘어갈 수 있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와의 연계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향후 ‘치지직’을 네이버 검색, 게임판, 네이버 카페, 클립 등 네이버가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들과 연계해 게임 커뮤니티 서비스 본연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치지직에서 방송을 시청하고, 네이버 카페를 통해 방송인의 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해 방송인을 후원하는 등 자연스럽게 네이버 게임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이용자들은 네이버의 방송 규제 수위에도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가 전 국민이 이용하는 검색 플랫폼이라 주목받는 만큼, 높은 수위의 방송에 대한 규제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음주 방송을 진행하거나 비속어를 자주 사용하는 방송인,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와 같은 폭력성이 높은 인기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방송인들은 치지직이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전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아프리카 TV 누리집

 

아프리카 TV 역시 적극적인 트위치 이용자 유치에 나섰다. 아프리카는 지난 15일 ‘트위치 웰컴’이라는 제목의 특별방송을 진행하며 트위치 방송인들의 아프리카 TV 정착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아프리카 TV는 트위치와 공식 협력해 이용자가 트위치에서 쓰던 계정을 그대로 아프리 TV에서 로그인 할 수 있도록 하고, 트위치에서 구독하던 방송인의 구독 역시 아프리카 TV 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팔로잉과 누적 시청자 등의 정보 역시 트위치에서 그대로 연동시킬 예정이며, 트위치에서 이전한 방송인의 경우 트위치 계정 연동 시청자에게 방송이 우선 노출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명 변경도 추진한다. 아프리카 TV 서수길 창업자는 지난 13일 방송을 통해 내년 3월에 아프리카 TV 플랫폼의 명칭을 ‘숲 (Soop)’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와 함께 아프리카 TV의 방송인을 가리키는 명칭 ‘BJ’와 시청자의 방송인 후원 수단인 ‘별풍선’ 등의 용어 역시 변경한다.  이전에 일부 선정적이거나 사행성을 조장하는 방송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BJ’나 ‘별풍선’과 같은 용어에 부정적인 인식이 덧씌워졌기 때문에, 명칭 변경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트위치 방송인의 경우, 유튜브를 고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아프리카 TV나 네이버 치지직의 경우 해외 시청자의 접근이 쉽지 않지만, 유튜브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랫폼으로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많은 방송인이 이미 팬들에게 유튜브를 통해 다시보기와 클립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만큼, 팬층을 유지한 채 유튜브로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유튜브의 단점으로는 생방송에 특화된 플랫폼이 아니라는 점이 꼽힌다. 지연 시간으로 인해 방송인과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기 쉽지 않으며, 방대한 이용자층으로 인해 게임 방송과 같은 특정 분야에 특화된 방송을 진행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별도의 인증 없이 다수의 계정을 만들 수 있어 욕설이나 도배와 같은 악성 채팅에 취약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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