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00만대 리콜, 미국 법원은 사망사고 소송에서 소비자 패소

= 픽사베이

 

테슬라가 자사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 기능의 결함으로 약 200만 대의 차량을 리콜한다. 리콜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진행되며, 대상이 되는 차량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생산된 차량으로, 사실상 미국에서 판매된 대부분의 테슬라 차량이 해당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 도로교통국이 2년 이상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의 안전성 결함 여부에 대해 조사한 뒤 시행된 것이다. 지난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조사에서 도로교통국은 오토파일럿 기능이 연관된 1,000건 이상의 충돌 사고에 대해 조사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갑작스럽게 제동이 걸리는 ‘팬텀 브레이킹’ 현상에 대해 41만 6000대의 차량을 조사했다. 

 

도로교통국 대변인은 “조사에 따르면, 테슬라는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며 안전 운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또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잘못된 안전감을 줄 수 있으며, 도로를 안전하게 주행할 수 없는 특정 위험한 상황에서도 쉽게 오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리콜로 추가되는 기능은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때 핸들에서 손을 떼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고 안전하게 운전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이다. 리콜 후, 오토파일럿 기능이 켜진 테슬라 차량은 운전자의 상태를 보다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소프트웨어가 판단하게 되면, 차량이 정지하거나 도로를 벗어나 있을 때 자동으로 기능을 해제하게 된다. 

 

테슬라는 올해 2월에는 FSD (Full self-driving, 완전자율주행) 기능의 문제로 약 36만 대의 차량을 리콜했다. 당시 테슬라 차량이 FSD 상태에서 교차로에서 정지하지 않거나 통제되는 도로에 진입하는 등 교통 법규를 위반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규제기관과 소비자 감시단체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과 FSD 기능이 736건 이상의 충돌 사고와 17명의 사망자를 초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루카스 크룹스키 = 블루프린트 포 프리 스피치 누리집

 

지난 5월에는 테슬라의 전 직원이었던 루카스 크룹스키가 독일 언론을 통해 테슬라의 제동 및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객 불만 사항을 포함한 데이터를 대거 내부고발하며 화제가 되었다. 이후 그는 공익고발자 지지 단체인 '블루프린트 포 프리 스피치'(Blueprint for Free Speech)의 내부고발자 상을 받기도 했다.

 

크룹스키는 회사의 내부 데이터에서 일정 수준의 자율주행 또는 보조 운전 기술이 적용된 차량의 안전 운행과 관련된 요건이 준수되지 않았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또 테슬라 직원들조차도 차량이 존재하지 않는 장애물에 반응하여 무작위로 제동하는 현상, 즉 '팬텀 브레이킹'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하드웨어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소프트웨어는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며 "테슬라는 본질적으로 공공 도로에서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라고 비판했다.

 

소비자들의 법적 분쟁도 잇따르고 있지만, 미국 법원은 소비자와의 개별 법적 분쟁에서 계속해서 테슬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테슬라 모델 S의 FSD 기능을 사용하던 중 차량이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어 충돌하며 얼굴에 부상을 입은 뒤 FSD 기능과 에어백의 설계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며 300만 달러 이상의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부인했으며, 자신들은 메뉴얼을 통해 도시의 거리에서 오토파일럿을 사용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고 이미 경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테슬라의 손을 들어주며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달에는 테슬라 충돌 사고로 사망한 유족들이 테슬라에 제기한 소송에서 테슬라가 한 차례 더 승소했다. 유족들은 테슬라 차량이 오토파일럿 작동 중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야자나무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며, 테슬라 측은 충돌 당시 오토파일럿이 작동 중인지의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재판 끝에 법원은 차량에 제조상 결함이 없으며 테슬라에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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