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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회용 플라스틱 노출 심한 TV예능, 배제한 예능...환경에 어떤 영향?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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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한 지상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노출되는 장면. 사진=그린피스

오는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가 미디어 내 일회용 플라스틱 노출에 일침을 가했다. 

 

5일 그린피스와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윤호영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TV도 용기내 - AI로 살펴본 예능 프로그램 내 일회용 플라스틱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19개의 예능 프로그램 중 10개의 프로그램에서 노출된 음료 용기 80% 이상이 일회용 플라스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면에서 플라스틱 컵과 유리컵, 그리고 종이컵과 세라믹 컵의 노출 위치 분포가 유사하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그린피스는 이는 방송에서 일회용기가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으며, 일회용기를 충분히 다회용기로 대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연구에서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 방송에 등장하는 대표적 음료 용기를 학습해 그 노출 유형과 비율을 분석했다. 또 노출 빈도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히트맵 분석을 통해 화면 내 음료 용기가 어느 위치에 자주 등장하는 지를 파악했다. 연구 대상은 방송3사의 프로그램 중 시청률 100위안에 포함되는 예능 프로그램 21개 총 562회차의 영상이다. 

 

일회용 음료 용기가 사용된 상황은 ▲예능 콘텐츠에서 미션 수행 등을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가 노출 되는 경우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 노출과 관련한 방침이 없는 경우 ▲특정 브랜드 노출을 위한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의 노출이 있는 경우로 분류됐다. 

 

구체적으로 사례들을 살펴보면, KBS2 ‘1박2일’ 등은 예능 콘텐츠에서 미션 수행 등을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가 노출 되는 유형으로 지목됐다. 해당 유형은 전체 방송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가 노출되는 비율은 낮은 편이나, 출연자가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 다수 사용됐다. 

 

광고 등의 목적을 위해 특정 브랜드가 장시간 노출되는 유형으로는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KBS2 ‘불후의 명곡’ 등 패널이 출연하는 토크쇼 등이 꼽혔다. 

 

긍정적인 사례도 있다.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는 의도적으로 플라스틱을 배제한 예능으로 꼽혔다. 무인도에서 자연인과 자급자족하는 프로그램으로, 식사 장면 및 음료를 섭취하는 장면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스테인리스 컵 외에 일회용기 노출이 미미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이번 연구 결과로 미디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 얼마나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디어 업계는 대중들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고 다회용기 사용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기업과 정부 역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정책과 시스템을 도입해 플라스틱 오염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별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 노출 분석표. 자료=그린피스

한편, 다회용기 사용의 사회적 가치는 이미 다수 기관들의 보고서를 통해 그 효용성이 증명된 바 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하루 500잔의 일회용 컵을 다회용 컵으로 대체 시 일 년에 약 6.2톤(t)의 온실가스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발간한 ‘재사용이 미래다 : 동아시아 지역 다회용컵 및 일회용컵 시스템의 환경성과 전과정평가(LCA)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외에도 연간 180만㎥ 이상의 물과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보고서는 또 일회용컵과 다회용컵 시스템의 환경영향 물질 총배출량 차이는 생산 단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생산단계에서 절감하지 않고는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일회용품 플라스틱 쓰레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국은 다회용기 서비스 ‘리턴잇’ 운영사 잇그린, 다회용기 대여·세척대행업체 ‘친한용기’의 디에스클린 등이 있으며, 독일에서는 프라이부르크컵, 리컵, 영국에서는 클럽제로 등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회사들이 등장했다.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를 위해 음식 배달, 포장에서도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3월 자원재활용법 개정으로 자원재활용법 10조 2항 1호에 따라 무인정보단말기로 포장, 배달을 주문할 경우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선택하도록 했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10월 공식성명을 통해 “현행 자원재활용법에서는 포장, 배달시 일회용품이 규제가 예외로 적용된다. 일회용품 사용량 저감을 위해서는 일회용품이 규제 품목에 포함되도록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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