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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앞두고 과징금 폭탄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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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항공

 

 양대 항공사 통합을 추진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마지막 관문인 미국의 승인을 연내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러시아 공항 세관에 1800억 원 가량의 거대 과징금을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은 러시아 세관과의 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달 말 러시아 대법원은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세관이 부과한 과징금 41억5800만 루블(약 580억 원)을 대한항공이 내야 한다는 1심 판결을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인천국제공항 출발, 모스크바를 경유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화물기가 모스크바 공항 세관의 직인 날인을 받지 않고 이륙했다는 이유로 83억 루블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대한항공은 과징금이 과도하다며 모스크바 상사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7월 기존 과징금을 41억5800만 루블로 50% 감액하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이후에도 대한항공은 거액의 과징금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잇따라 항소와 상고 등을 제기했지만, 러시아 대법원은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러시아 모스크바 세례메티예보 공항세관으로부터 83억 루블(약 1164억 원)의 추가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대한항공이 2022년 부과 받은 과징금을 미납했다는 이유로 올해 2월 7일 추가로 부과된 것이다. 

 

대한항공은 추가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상고할 예정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메가 캐리어 도약을 목전에 둔 상황인데, 국제 항공 운송 상 법적 해석의 차이로 인한 기업의 리스크로 합병 운영 효율화 작업이 삐걱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5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당사는 규범과 절차를 정상적으로 지켰으며  위법 의도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 무리한 법을 적용해 과도한 과징금을 확정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추가 과징금에 대해서는 상고법원에 상고하는 한편  양국 유관 부처를 통해 리스크 경감을 위한 실효적인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유럽연합(EU)가 기업결합 승인에 앞서 내건 핵심 조건인 '화물사업 매각' 이행 차원에서 최근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에 대한 4700억 원 규모의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최종 합병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0월까지 미국의 합병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요구한 것들을 다 해왔고, 더 이상의 양보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상반기로 예상했던 미국 승인이 늦어진 가운데, 연말까진 아시아나와의 법률적 통합을 반드시 마무리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델타항공과 친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 기업결합이 미 항공사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면 미국 정부로서도 이를 가로막을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대표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델타항공과 가장 긴밀한 형태의 협력체인 조인트벤처를 결성해 협력하고 있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좋은 기회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2년간 독립 운영 후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통합 절차도 본격 착수한다. 3사는 진에어를 필두로 거대 LCC로 재탄생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합병관련 각국 경쟁 당국의 결합승인은 조만간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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