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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후변화가 당뇨병 악화...근거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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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채집한 모기를 분류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 세계적으로 심화된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성 질병 외에 당뇨병 등 각종 질병의 발병률을 높이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해 유럽 전역의 의과대학에서는 기후 관련 질병, 특히 뎅기열과 말라리아와 같은 열대성 질병에 대한 교육을 더 많이 포함하도록 커리큘럼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이 이끄는 새로 구성된 '유럽 기후 및 건강 교육 네트워크(Enche)'에서는 영국, 벨기에, 프랑스 등의 25개 의대 1만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기후 교육을 통합할 방침이다. 

 

올해는 유럽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었고, 기후 변화로 인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모기와 같은 곤충은 기온과 강수 패턴의 변화로 인해 서식지가 확장되고 새로운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더불어 암, 심장 및 폐 질환, 당뇨병, 정신 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은 모두 극심한 기후변화나 대기 오염과 같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네트워크의 공동 의장인 카밀 후저  박사는 미래의 의사들이 "현재 직면하지 않은 질병의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병원균이 진화해 기존 약물이 더 이상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 항균제 내성 현상은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을 교육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저 박사는 "기후 변화는 우리가 전에 본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질병을 반드시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존재하는 질병을 악화시킨다"며 "예를 들어 당뇨병은 사람들이 기후 변화와 전혀 연관시키지 않는 질환이지만, 기후가 변화한 세상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증상과 합병증이 더 빈번하고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와 아스트라제네카, GSK, 노보 노디스크, 사노피 등 민간 제약 및 의료회사들은 Enche 활동을 지원할 방침임을 밝혔다. 

 

폴 허드슨 사노피 최고경영자(CEO)와 데임 엠마 왐슬리 GSK CEO는 "글로벌 의료진들은 갈수록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내몰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공공 및 민간 분야 의료계 지도자들은 이 새롭고 혁신적인 네트워크 구성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Enche는 미국 콜롬비아 대학이 주도하는 '기후 및 건강 교육에 관한 글로벌 컨소시엄(GCCHE)'의 유럽 지역 허브가 될 예정이다. 

 

GCCHE의 책임자인 세실리아 소렌센 콜롬비아 의대 교수는 "기후 변화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동등하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고 동일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지도 않을 것"이라며 "지역 네트워크는 의료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지역 사회에 고유한 기후 및 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은 지난 2021년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를 실시했다. 기온(폭염·한파), 대기질, 감염병 등 3개 영역을 중심으로 현재의 과학적 근거 수준을 정리하고, 31개 지표를 중심으로 최근 10년간의 건강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는 기후변화가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에 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보건영향평가는 5년마다 실시되며 2026년도에 2차 평가서가 나온다. 

 

분석 결과, 최근 10년간(2011~2020년) 폭염·한파에 의한 온열·한랭질환이 지속해서 발생하였고, 특히 사망의 경우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자, 성별로는 남성에서 더 많았다. 또 최근 10년간(2010~2019년) 대기 중 오존농도 상승으로 초과 사망이 2배 증가하였고, 동기간 장감염질환으로 인한 입원이 1.7배 증가했다.

 

이 외에도 질병관리청은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피해 최소화에 기여하기 위해 2011년부터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매년 여름철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 약 500여 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 발생을 감시하고 주요 발생 특성 정보를 일별로 제공해오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16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2021년에 발표된 기후보건영향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기후변화 영향은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감염 질환은 증가 추세로 지난 5년간 노로바이러스감염병, 살모넬라 감염증 등의 신고가 증가했다"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존 질병 악화여부 등과 관련한 최근 진행 상황은 2026년에 나오는 보고서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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