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카카오가 22일 새로운 AI 서비스 '카나나(Kanana)'를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자체 LLM '코GPT'를 공개한 뒤 신제품 발표가 없어 다른 기업에 비해 AI 분야에서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지난 7월 김범수 창업자의 구속 이후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해 정신아 대표를 주축으로 AI 사업을 재정비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카카오는 10월 22일 개최된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 AI 2024'에서 AI 메이트 '카나나'를 공개하며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정신아 대표이사는 “카카오의 핵심 경쟁력은 ‘관계의 연결’”이라며 “생성형 AI시대에도 카카오는 다양한 관계와 대화 속에서 개인의 맥락과 감정까지 고려하는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의미를 담은 통합 AI 브랜드 ‘카나나'를 소개했다.
‘카나나’는 ‘가장 나다운 AI’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명인 카카오(Kakao)와 더불어, ‘나에게 배워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의미의 네이티브(Native),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용 가능한 기술’이라는 의미의 내츄럴(Natural) 등의 단어를 조합해 만들었다. 해당 브랜드는 사내 AI 전담 조직 명칭을 비롯해 카카오가 개발하는 주요 AI 모델 및 신규 서비스의 이름 등에 두루 쓰인다.
카나나 서비스 속 AI 메이트는 개인메이트 ‘나나(nana)’와 그룹메이트 ‘카나(kana)’로 구현된다. '나나'는 이용자와의 1대 1 대화에 최적화되었지만 이용자가 참여한 그룹대화에서의 대화도 반영해 최적화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한다. 다양한 포맷의 문서를 이해하고 요약할 수 있으며, 음성 모드로도 대화 가능하다.
‘카나’는 그룹대화에서의 대화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나나와 달리 카나는 상주하는 그룹대화 안에서의 대화 내용만 기억하여 이용자들을 돕는다.귓속말 기능은 뒤늦게 그룹대화에 참여한 사용자에게 지난 대화를 요약해 주고, 대화 중 오가는 정보에 대해 비공개 체크하는 등의 용도로도 유용하다. 모두에게 같은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의 맥락에 맞는 제안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나나는 카카오톡과는 별개의 앱으로 출시하며, 연내 사내 테스트 버전 출시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이상호 카카오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모바일시대에 카카오톡이 그랬듯, 생성형 AI시대에는 카나나가 이용자들에게 가장 쉽고 유용한 대중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도 각자 AI 기술의 상용화와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SKT는 다양한 해외 LLM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AI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SKT의 AI 서비스 에이닷은 현재 외산 AI인 챗 GPT에 이어 국내 생성형 AI 서비스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SKT는 22일에는 ‘에이닷 멀티 LLM 에이전트’의 PC 버전을 공개하며 AI 검색 경험을 확장했다. 멀티 LLM 에이전트는 챗 GPT 3종을 포함해 앤트로픽의 클로드, 퍼플렉시티, SKT의 자체 모델 A.X 등 8종의 LLM 모델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은 무상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며, 이용자는 ‘다른 AI 비교하기’ 기능을 통해 여러 모델의 답변을 쉽게 비교하며, 교차 대화 지원으로 대화 맥락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맞춤 설정 기능을 통해 개인화된 답변을 받을 수 있으며, 자주 사용하는 요청 사항을 저장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SKT는 현재 제공되는 8종의 모델 외에도 구글의 제미니 등 최신 LLM을 서비스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SKT 장성운 AI서비스사업부 운영기획 담당은 “이번 PC 버전 출시로 누구나 다양한 LLM을 보다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에이닷을 통해 글로벌 최첨단 AI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기반으로 AICT Company 사업 전략 실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달 27일 2.4조 원 규모의 5개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한국형 특화 AI 솔루션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 전문기업 설립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 ▲대한민국 기술 생태계 전반의 AI R&D 역량 강화 ▲공동 연구 및 국내 수만 명의 AI 전문 인력 육성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이와 함께 KT가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믿음'은 LLM이 아닌 sLM 시장 공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 X의 생태계 확장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를 공개했으며, 이 외에도 AI 서비스를 커머스, 광고, 웹툰 등 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하고 B2B 시장 공략에도 전념하고 있다. 네이버는 다음달 11일부터 열리는 '단 24' 컨퍼런스에서 네이버의 AI 기술 전략과 새로운 서비스를 대거 공개하고 개발자, 창작자, 광고주 등 파트너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AI 중심의 B2B 중장기 성장 전략 ‘All in AI’을 수립한 LG는 전사적 역량을 AI에 결집하고, 모든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기업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응용 서비스의 근간인 ‘인프라’ 영역에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국내외 유수 기업과 협력을 통해 AI 응용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인프라 자체 매출도 늘려가는 ‘투 트랙’ 구조를 강화한다.
또 고객 최적화와 비용 효율성 등 강점을 앞세운 B2B 전용 AI 솔루션 '익시 엔터프라이즈(ixi Enterprise)'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 교육, 보안 등 다양한 산업에 특화된 sLLM 익시젠을 개발하고 고객사의 경영 환경과 필요한 AI 서비스에 따라 sLLM의 규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파라미터 수를 세분화해 제공할 계획이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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