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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모주 청약 열풍... 조 단위 청약 몰린 기업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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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공모주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번 달 공모주 청약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주목받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공모주로 눈을 돌리는 양상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일반 청약에 참여한 10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조 단위 증거금을 끌어 모았다. 셀비온, 한켐, 와이제이링크, 인스피언, 씨메스, 클로봇, 웨이비스, 성우 등이 그 예다. 이들 8개 기업이 모은 증거금은 총 37조9709억 원에 이른다.

 

그중 가장 많은 증거금을 모은 기업은 이차전지 부품 제조업체인 성우였다. 성우는 21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 8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9조7996억 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또 클로봇, 와이제이링크, 인스피언 등의 기업들도 각각 5조원대의 증거금을 끌어들이며 성공적인 청약을 마쳤다. 클로봇은 5조570억 원, 와이제이링크는 5조1330억 원, 인스피언은 5조1922억 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최근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공모주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자금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 하반기(7월 1일~10월 25일) 동안 코스피 지수는 7.88% 하락했다. 지난 7월 11일 2891.35를 기록하며 2900선 돌파를 기대했던 코스피는 이후 2600선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 상장 심사 문턱이 높아진데다 여전히 상장 첫날 수익도 양호해 기관과 개인 투자자 관심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9월 수요예측은 잠시 주춤했지만, 10월에만 21개 기업이 수요예측을 기다리면서 다시금 공모주 시장에 활기를 넣어줬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연초는 코스닥 지수가 소폭 상승하면서 높은 시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월별 성과는 7월(+32.5%), 8월(+38.7%), 9월(+102.5%)를 기록했는데, 지난 4개년과 비교시 올해 9월 시가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또 “연초부터 상반기까지 과열되었던 공모주 시초가 수익률은 7월에 접어들면서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이지만 9월에 상장한 이엔셀(+129.0%)과 아이언디바이스(+157.0%)가 수익률 상승을 재점화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상장된 한켐·루미르·와이제이링크·인스피언·셀비온 등 5개 종목은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주가 흥행하면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심리가 형성되었고, 이는 공모주 청약에 더 많은 자금이 몰리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전통적인 금융상품들이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 특히 공모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공모주 시장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올해 청약 증거금이 지난해 기록(30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전히 증시 대기자금은 풍부한 상황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투자자예탁자금은 약 56.8조 원(YoY +13.7%, MoM +9.0%)로 증가 추세다. CMA 잔고는 전년동기대비 22.1% 증가한 86조2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투자자예탁자금과 CMA 잔고는 여전히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3분기까지 누적된 증거금은 286조원을 기록했으며, 이번 달 청약 증거금(약 38조원)을 더하면 지난해 기록을 충분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로 인기몰이를 한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24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마치고 다음 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24일까지 닷새간 진행된 수요예측에 국내외 2216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734.67 대 1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2만3000원∼2만8000원을 초과한 3만4000원으로 확정됐다. 

 

더본코리아는 신규 상장을 통해 690억 원~84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자금은 F&B 관련 업종 등 M&A 및 지분투자 등 타법인 증권취득자금으로 628억 원, 기존 브랜드 강화 및 신규 브랜드 개발에 필요한 운영자금으로 34억 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오는 28∼29일 이틀간 일반 청약을 진행한 뒤 오는 11월 6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8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연기한 후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다시 상장에 나선 바 있다. 

 

백 대표가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과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국내 점포 수는 약 2900개다. 이외에 가공식품과 소스 등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사업과 제주도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사업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 대표가 더본코리아 주식 879만2850주(공모 이후 지분율 60.78%)를 소유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백 대표의 주식 평가액은 공모가 기준 약 299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 IPO 체크 포인트 및 리스크 요인으로 “해외 OTT 프로그램 및 한국 문화 확산으로 해외 가맹 사업 성장 및 소스류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 비중 19.7% 및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75.4%로 오버행 이슈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이사의 높은 인지도가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는 강점인 동시에 평판리스크가 공존한다”며 “그 외 리스크 요인으로는 특정브랜드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24년 반기 기준 빽다방 37.3%, 홍콩반점 12.7%), 최저임금 인상 및 경기 둔화로 인한 국내 사업 환경 악화 등이 있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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