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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더본코리아 상장 앞두고 기대 반 우려 반, 프랜차이즈 상장 잔혹사 끝낼까?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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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PO)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기대주로 꼽히는 더본코리아가 일반 공모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백종원 효과’에 힘입어 그동안의 프랜차이즈 상장 잔혹사를 끊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업종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걸림돌이 많이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29일 진행된 더본코리아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경쟁률은 772.8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증거금은 11조8238억원이 모였으며, 청약 건수는 67만3421건, 청약 수량은 6억9551만9240주로 집계됐다.

 

더본코리아의 일반 청약 흥행은 이미 예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더본코리아는 지난 18~24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734.67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시장의 높은 관심 덕분에 공모가 또한 희망 범위(2만3000원~2만8000원) 상단을 21.4% 초과한 3만4000원으로 결정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물량의 99.73%가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 또는 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원 대표가 지난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홍콩반점, 빽다방, 새마을식당 등 25개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식음료(F&B)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국내 점포 수만 약 2900개에 달한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열풍으로 백 대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더본코리아 IPO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은 더본코리아를 하반기 IPO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대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공모건수는 86건(코스피 5건, 코스닥 81건), 공모금액은 3조4480억원으로 전년(119건, 3조8615억원) 대비 10.7% 감소했다. 

 

국내 IPO 시장 공모금액은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대형 IPO가 즐비했던 지난 2021년 20조원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뒤, 불과 3년 만에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축소됐다. 

 

게다가 올해 들어서는 하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가 연내 상장 계획을 철회하며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하게 냉각됐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청약 흥행에 성공한 더본코리아는 침체된 IPO 시장을 활성화시킬 반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동안 계속된 F&B 프랜차이즈의 상장 잔혹사를 끝낼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앞서 국내 주식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F&B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과도한 내수시장 의존도 및 점주와의 갈등 등 업종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증시에서 살아남는데 실패했다. 2016년 상장한 맘스터치앤컴퍼니의 경우 6년 뒤인 지난 2022년 자진 상장폐지했고, 연안식당·마포갈매기 등을 보유한 디딤E&F, 미스터피자를 운영한 대산F&B 등도 각종 논란에 휩싸여 거래가 정지됐다. 

 

현재 증시에서 살아남은 F&B 프랜차이즈는 교촌F&B 뿐이지만, 상장 직후 3만89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30일 현재 공모가(1만23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1만520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더본코리아가 F&B 프랜차이즈의 첫 상장 성공사례가 되기에는 아직 해소해야 할 불안요소가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비교대상에 같은 F&B 프랜차이즈 업종을 포함하지 않아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더본코리아는 유일한 F&B 프랜차이즈 상장사인 교촌F&B를 제외하고 CJ씨푸드·대상·풀무원·신세계푸드 등 식품제조·유통기업을 비교군으로 선정했다. 

 

과도한 저가커피 의존도 또한 장기 성장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 더본코리아의 올해 상반기 매출(2213억원) 중 빽다방 매출(789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7.3%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저가커피 시장의 경쟁이 심각하게 격화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빽다방의 높은 비중은 향후 실적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사주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한 것도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더본코리아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는 미달에 따른 실권주가 대량으로 발생해 일반 공모주 청약 물량이 90만주까지 늘어났다. 우리사주 청약 시 1년간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데, 공모주의 경우 주가가 급락할 위험이 있는 만큼 청약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오는 11월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가 ‘백종원 효과’에 힘입어 첫 프랜차이즈 상장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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