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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저성장 우려에 한은 2연속 금리인하... IMF의 진단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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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15년 만에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가계부채 및 환율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우리 경제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이미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10월에 이어 11월에도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두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게 됐다. 

 

가계부채 리스크로 정부가 은행권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인데도 한은이 금리인하를 선택한 것은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8월 전망치(2.1%) 대비 0.2%포인트 하향된 수치다. 

 

한은은 “향후 전망 경로상에는 반도체 경기, 글로벌 지정학 및 통상환경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으며, 물가의 경우 기업의 비용압력 확대 등도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라며 “주력업종에서의 주요국과의 경쟁 심화, 보호무역 기조 강화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낮아짐에 따라 연간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1.9%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위기감은 한은만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일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0%로 하향했다. 라훌 아난드 IMF 협의단장은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며, 위험은 하방리스크가 더 높은 편”이라며 우리 경제의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강력한 경제정책과 중장기적 경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른 연구기관의 전망도 비슷하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2.2%→2.0%), 산업연구원(2.2%→2.1%) 등 국내 기관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2.3%), 아시아개발은행(ADB, 2.5%→2.2%) 등 국제기구들도 모두 최근 들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1.9% 성장률에도 불확실성이 많다. 앞으로 미국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어떤 정책을 어떤 순서로 쓰느냐 따라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어서 전망치가 내년 2월에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지금은 경제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 속도를 더 빠르게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은이 저성장 진입에 대한 우려를 공식화한 만큼, 2%대 금리 진입은 시간 문제라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증권사들은 내년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를 2.25~2.50%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 결정에 대해 “10월 금통위가 매파적 인하 결정이었다면 이번 11월 금통위는 매우 비둘기파적 인하”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수 있음을 뜻하며 상황에 따라 중립금리 이하까지도 완화 강도를 높여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2000년 이후 국내 성장률과 물가, 그리고 기준금리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성장률과 물가가 2%를 하회하는 시기는 곧 재정이나 통화정책이 부양에 충실해야 하는 시기와 일치했다”라며 “내년 재정지출에 대한 큰 여력이 없다면, 결국 내년 한은의 적극적인 완화정책은 필수적이며 2%대 기준금리 역시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내년 2025년 금리인하 및 확대재정의 부양에도 1%대 성장률이 현실화될 경우 2.0%는 ‘why not’이라는 기대가 확산될 것”이라며 “조건부라고 하나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금통위원이 3명으로 과반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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