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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유럽, 어린이 스마트폰 사용 규제 강화 [영국 스페인의 정책]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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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이코리아] 스페인에서 13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은 현재 어린이의 기술 노출을 제한하려는 법안 초안을 추진 중이며, 50명의 전문가 위원회는 스페인 정부에 디지털 기기가 공중보건 문제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13세 미만 아동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연령별로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접근을 점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3세 미만의 아동은 디지털 기기에 전혀 노출되지 않아야 하며, 6세 이하 아동은 사용을 지양할 것을 권장했다. 또한, 12세에서 16세 사이의 청소년에게는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아날로그 전화(덤폰) 사용을 우선적으로 권장하며, 스페인에서 판매되는 디지털 기기에 건강 위험 경고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라벨은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미성년자의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주요 위험성과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명시해야 한다. 또 유치원에서는 개인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초등학교에서는 디지털 기기 대신 아날로그 방식의 학습을 우선시하는 등 교육 분야에서도 디지털 기기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러한 권고를 반영해 보호자 관리 기능을 기본적으로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와 소셜 미디어 가입 가능 연령을 14세에서 16세로 상향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스마트폰 중독을 공중보건 문제로 지정해 조기 발견과 예방 조치를 강화하려는 목표 역시 제시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현재 스페인 아동의 약 25%가 10세에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연령대에서 과도한 포르노그래피 소비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경고하며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다른 유럽 국가들 역시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스마트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2018년부터 초·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했으며, 최근 정부 연구에서는 13세 미만의 소셜 미디어 사용 금지와 18세 미만의 틱톡, 인스타그램 접근 제한을 권장했다.

 

지난 4월 대통령의 연구 용역 위탁에 따라 보고서를 내놓은 전문가들은 이들이 기술 시장에서 일종의 ‘상품’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어린이들을 화면에 가두고 통제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기술 산업의 이익 중심 전략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네덜란드는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에서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 사용을 금지했으며, 영국은 2021년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Act)을 제정해 디지털 플랫폼이 13세 미만 사용자의 접근을 차단하도록 의무화하고 불법 콘텐츠의 즉각적인 제거를 요구하고 있다.

 

스웨덴 역시 청소년의 디지털화를 탈피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스웨덴은 지난 2017년 학교를 위한 5개년 디지털화 전략을 세워 청소년의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키려 했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신체적, 지적 능력이 저하되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콥 포르스메드 스웨덴 사회 및 공중보건부 장관은 DW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는 아이들을 세상에 대비시킬 책임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라며 스웨덴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 때문에 광범위한 장애와 신체적, 지적 능력의 저하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네스코는 지난 2023년 글로벌 교육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학습 부진, 사이버 괴롭힘을 막기 위해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특히, ‘디지털 권리는 인간 중심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기술의 무분별한 사용이 오히려 학습 환경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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