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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계엄령 후폭풍에 '디지털 엑소더스' 속출, 암호화 메신저로 이동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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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이코리아] 딥페이크 유포의 온상으로 비판받던 텔레그램이 최근 계엄사태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계엄 사태 도중 주요 포털에 이용자가 몰리며 접속 오류가 발생하고, 나중에 다시 유사한 일이 발생할 경우 인터넷과 통신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며 텔레그램 등 해외 서비스로 이동하는 '디지털 엑소더스'가 발생하고 있다.

 

계엄령이 선포된 당일 네이버에서는 계엄령 선포 직후 뉴스 댓글 작성이나 카페 접속이 불가능해지는 등 일시적인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으며, 다음카페 트렌드에서도 계엄 관련 단어가 노출되지 않으며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주요 포털이 계엄 통제에 협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오픈채팅방에서는 "계엄에 대해 욕하지도 않았는데 카카오 계정을 정지당했다. 조심해라."라는 가짜뉴스가 돌며, 카카오톡 사용이 임시 제한된 사진이 올라와 퍼져나가기도 했다. 

 

다만 양 포털은 계엄령이 내려진 동안 별도의 차단조치는 없었으며, 카페 등 일부 서비스 접속 장애는 일시적인 장애였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동통신 3사 역시 해당 시간 통신 상황에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계엄 사태 다음날 텔레그램이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3위에 오르는 등 각종 암호화 메신저, VPN 앱의 다운로드 순위는 크게 증가했다. X 등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도 이용자들은 "혹시 모르니 텔레그램에 가입해둬라.", "최근 텔레그램에 가입하는 지인들이 늘어난 것 같다."와 같은 글을 공유했다. 

 

텔레그램은 종단 간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 메신저다. 전 세계적으로 반체제 인사, 언론인, 학대 생존자 등 암호화된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을 필요로 하는 이용자들에게 암호화된 메신저를 제공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사이버 범죄, 혐오 확산, 딥페이크 등에 악용되며 범죄의 온상이라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수많은 권위주의 독재 국가에서는 텔레그램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벨라루스에서는 텔레그램에 가입한 이용자는 최대 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태국에서도 2020년 반정부 시위 이후 텔레그램 사용이 금지되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소셜 미디어에 접근할 수 없는 러시아에서도 언론의 자유와 검열되지 않은 정보의 마지막 보루로 취급되고 있다.

 

= 파벨 두로프 인스타그램 갈무리

 

해외에서는 최근 텔레그램의 창립자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이후, 텔레그램을 떠나는 사용자들이 대량 발생하기도 했다. 두로프 CEO는 지난 9월 텔레그램 게시물을 통해 서비스 약관과 개인정보 보호정책 변경을 통해 수색 영장 등 유효한 법적 요청이 있을 경우 사용자의 IP 주소와 전화번호를 수사 당국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안성을 중시하는사용자들이 텔레그램을 떠나 더 높은 수준의 암호화를 제공하는 대안 앱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왓츠앱', '시그널', '심플 X', '쓰리마', '와이어' 등의 암호화 메신저들이 주목받았다.

 

 

= 픽사베이

 

한편 스타링크 등 저궤도 위성 서비스 역시 주목받는다. 계엄 외에도 각종 비상사태로 주요 통신망이 마비될 경우에도 위성을 통해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국내에는 내년 초부터 스타링크의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우크라이나의 지상 인터넷 서비스와 휴대전화 통신망이 파괴된 직후 일론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며 위성통신의 유용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군부 쿠데타 이후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도 군부에 대항하는 시민세력이 스타링크를 활용하고 있다. 비영리 간행물 레스트오브월드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지난 2021년 이후 군부에 의해 300건 이상의 인터넷 차단이 발생했으며, 소셜 미디어와 시그널과 왓츠앱 같은 암호화 메시징 앱의 사용이 금지된 상황이다.

 

인도주의 단체 프리 버마 레인저스의 데이비드 유뱅크 디렉터는 레스트오브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스타링크는 미얀마에서 필수품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링크가 이전에 사용하던 광대역 글로벌 지역 네트워크위성 시스템에 비해 "더 저렴하고, 더 빠르고, 더 사용하기 쉽다."라며 "스타링크 덕분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상황을 파악하고, 더 신속하게 구호를 제공하고, 인권 침해를 문서화하고 보고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었다."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유텔셋과 영국의 원웹이 합병해 최근 출범한 유텔셋원웹 역시 스타링크와 경쟁하기 위해 위성 발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저궤도 위성을 통해 전 세계에 광대역 인터넷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카이퍼’ 계획을 추진하는 등 전 세계의 저궤도 위성통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화가 지난 10월 저궤도 위성용 위성 간 레이저 통신(ISL) 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보하는 등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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