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네트웍인 Lora망을 활용한 다양한 센서들.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말레이시아의 신행정수도 뿌뜨라자야 콤플렉스에서는 다양한 스마티시티 솔루션을 소개하는 ‘Dipec2024’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필자는 그동안 한국의 앞선 IT솔루션을 해외에 자주 소개해왔다.
이번에도 말레이시아 정부기관의 요청으로 한국에서 보편화된 보행자용 보조신호등과 바닥신호등, 드론을 활용한 디지털트윈을 파딜라(Fadillah) 부총리와 뿌르라자야 도시계획국장, 전직 주지사 등에게 간략히 소개했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말레시이아, 싱가폴과 호주 등에서 새롭게 진행되는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빌딩전체의 낭비전력을 줄여주는 솔루션.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스마트시티는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도시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미래형 도시모델이다. 끊임 없이 진화하는 IOT기술과 함께 스마트시티 솔루션들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일본 모리기념연구소가 밝힌 ‘세계도시종합경쟁력지수’에서 서울은 올해 6위를차지했다. 그러나, 스위스의 국제경영대학원이 밝힌 ‘스마트시티 인덱스2024’에서 서울은 올해 17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아시아권의 싱가폴이나 두바이, 북경, 대만 등에도 뒤지는 점수이다. 한국은 의료서비스, 대중교통, CCTV 감시, 온라인 민원처리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도심혼잡, 대기오염, 소수자에 대한 차별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아직 한국의 갈 길은 먼 셈이다.
스마트시티를 관리하는 상황실.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이번 전시회에서는 시각분석솔루션을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결합시킨 기법들이 새롭게 큰 주목을 받았다. 과거의 스마스시티 솔루션들도 CCTV에서 특정 이벤트를 감지하여 유형별로 통보했으나, 최근의 장비들은 수만대의 화면에서 발생한 다양한 이벤트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자연어로 간략히 보고하여 관리자에게 상황을 보다 빠르게 전파한다.
한국에서 이미 보편적으로 응용되는 AI차량계측 기술은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차량의 속도와 밀도, 이동경로를 수집한다. 수집된 다양한 정보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혼잡구간의 사전예측과 신호등제어에 활용된다. AI는 결과적으로 신호대기시간을 줄이며 최적의 운전경로를 효과적으로 안내한다.
부가적으로 AI는 빈주차공간을 파악하고 가까운 주차공간을 안내하기도 한다. 또한 인공지능은 사고빈발지역을 파악하여 도시계획자에게 안내해 주어 과속방지턱이나 경고판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스마티시티 기술을 효과적으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교통관제센터이다. 일반적인 교통관제센터는 CCTV, 레이더, V2X 등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교통흐름, 사고발생, 정체구간 등을 파악한다. 한국의 서울에는 이미 1만여대의 CCTV가 설치되어 있다. 영상분석 기술은 사고, 역주행, 차량고장 등 돌발 상황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알람을 발송하기도 한다.
식물의 생육과 가축의 이동을 감시하는 드론.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스마트시티 전시회는 스마트센서 전시회라고도 할 수 있는데 다양한 AI카메라와 속도센서들은 누적된 밀집도를 파악하여 대중교통의 노선을 변경하거나 최적화하고, 전체적으로 미세먼지와 소음을 감소시켜 쾌적한 환경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서울시는 과거 택시기사들에게 포트홀을 감지하여 신고하는 시스템을 운영했는데, 최신의 다양한 네비게이션앱은 스마트폰의 가속도센서에 가해지는 미세한 변화만으로 도로에 파인 홈들을 자동으로 수집한다. 관련된 기술은 앞서간 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날 경우 후속 항공기에 관련 정보를 미리 알려주기도 한다.
말레이시아 스마트시티 전시회의 특징은 스마트건물 솔루션이 한국보다 많다는 것이다. 관련 솔루션은 단열, 채광, 환기를 최적화한 설계에서 시작된다. 지능형 조명시스템은 센서를 이용하여 밝기와 색온도를 자동으로 조정하며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은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불필요한 전등이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를 과감하게 중단시킨다.
이러한 시스템은 에너지소비가 많은 도심의 전력부하를 최적화한다. 관련 솔루션은 전력수요를 예측할 뿐만 아니라, 도심 가까운 곳의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과도 연동하여 추가 발전을 요구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자체가 소모하는 물과 전력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여러 도시에서 소모 전력의 1%를 넘는다. 수압과 사용량을 측정하는 센서는 상수관의 누수와 막힘 등을 사전에 감지하여 수자원관리의 효율을 높여주며 데이터센터의 가동 중단을 막는 중요한 역할도 수행한다.
필자의 동작을 분석하는 AI솔루션.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말레이시아에서 분리 독립한 싱가폴은 디지털트윈을 도시계획에 활용하는 선구자로 꼽힌다. 싱가폴이 적극 구현하는 디지털트윈은 이 도시를 스마트도시 관련 지수에서 상위를 차지하는데 기여했다.
디지털트윈은 우선 신규 도로건설이나 교통신호 체계 변경 등에도 활용된다. 말레이시아에는 메르데카 118타워란 세계2위 높이의 신축건물이 삼성물산의 기술력으로 개관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디지털트윈은 대형 빌딩 개관에 따른 교통혼합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녹지공간조성이 미세먼지, 소음, 온도 등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데 활용될 수도 있다. 또한, 솔루션은 지진이나 홍수 등에서 피해의 사전 예측과 대피경로 안내에도 활용된다.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의 이웃 주민들은 분당사옥이 빛공해를 유발한다고 소송을 제기하였고 10년간 지속된 소송에서 대법원은 주민들에게 유리한 판단을 내렸다. 영국 런던의 워키토키 빌딩의 유리창은 오목거울로 작용하는 것으로 특히 유명한데 빌딩의 건너편에서는 반사되는 빛만으로 계란 프라이를 할 정도이다.
드론은 디지털트윈뿐 아니라 농업 및 축산업에서 새로운 활력을 찾고 있다. 드론에 탑재된 멀티스펙트럴 카메라는 사람의 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식물의 건강, 질병감염, 영양결핍 등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분광분석을 통해 질소, 인, 칼륨과 같은 영양소부족을 파악하고, 병충해 감염을 조기에 진단하여 관리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한다.
드론은 호주와 같은 광활한 지역의 축산업에서 활용되는 데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는 가축들의 이동경로와 체온, 행동을 분석하여 스트레스와 질병을 파악해내기도 한다.
다양한 스마트시티 솔루션들은 시민들의 삶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소중한 기술이다.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위해서 각국의 정책과 법규가 사전에 정비되어야 하며, 데이터에 기반한 공무원들의 의사결정도 강화되어야 한다. 에너지효율을 높인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에서 근무했으며,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여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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