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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외제차 무덤 된 중국 시장, 현대차는 왜 재투자할까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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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중국 베이징 리도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된 ‘2025 중국 올해의 차 어워즈(2025 China Car of the Year Awards)’에서 현대차 중국대외협력실장 박국철 상무(중앙)가 심사위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이 자리에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 ‘올해의 고성능차(Performance Car of the Year)’에 선정됐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코리아]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BAIC)와 손잡고 중국에서 현대차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양사의 합작법인인 '베이징 현대(Beijing Hyundai)'에 각각 5억 4800만 달러 총11억 달러(약 1조6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가 균등하게 나눠 가진 이번 투자금으로 22년된 합작 투자의 총 등록 자본금은 40억7400만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BAIC는 공시를 통해 밝혔다.

베이징현대는 지난 2002년 현대차와 BAIC 합작으로 설립됐는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승인된 최초의 합작사로 눈길을 모은 바 있다. 지난 2013~2016년 4년 연속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했으며, 2016년 중국 판매량 114만대 돌파 후 하향세였다.

현대차의 지난해 중국 내 연간 판매량은 2016년 최고치의 거의 5분의 1인 24만9000대로 떨어졌고, BAIC와의 합작법인 베이징 현대는 중국 공장 4개 중 2개를 폐쇄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로컬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세계 전동화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로컬 브랜드의 공격적 확장과 혁신 기술 도입이 시장 구조를 재편하며, 외국계 브랜드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한 1126만 대를 기록했다. 2021년부터 본격적인 고속 성장세를 보인 중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1250만 대 돌파가 확실시되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약 66%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은 지난 7월 50%를 돌파한 이후 4개월 연속 절반을 넘어서며, 신차 2대 중 1대가 전기차일 정도로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로컬 브랜드의 약진도 눈에 띈다. 올해 1~11월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은 65.1%로, 전년 동기 대비 9.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외국계 브랜드는 고전하고 있다. 독일과 일본계 브랜드, 특히 폭스바겐과 토요타가 시장 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상하이자동차와 이치자동차와의 합작 브랜드 점유율이 올해 1~11월 11%로, 작년 같은 기간의 14.2% 대비 3.2%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시장 매출 급감으로 폭스바겐은 독일 공장 3곳을 폐쇄하고, 수만 명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최근 아이오닉 5 N이 중국에서 최고 성능 차량으로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리도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5 중국 올해의 차 어워즈(2025 China Car of the Year Awards)’에서 아이오닉 5 N이 ‘올해의 고성능차(Performance Car of the Year)’로 선정되었다.

이 상은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로, 48명의 중국 자동차 전문 기자와 인플루언서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총 7개 부문, 112개 차종을 평가했다.

아이오닉 5 N은 N 브랜드의 첫 고성능 전기차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한 첨단 기술이 적용되었다.

아이오닉 5 N은 211점으로 메르세데스 AMG C63 S E 퍼포먼스(142점)와 링크앤코 03++(127점)을 큰 점수 차로 제치고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이는 전기차 중심으로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고성능 전동화 기술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 중국 N사업실장 인용일 상무는 “N 브랜드가 지난해 처음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올해 아이오닉 5 N을 통해 현대차의 고성능 전동화 기술을 알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강화하고 N 브랜드의 독창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 베이징 현대 투자건에 대해 외신들의 평가는 어떨까.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으며,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내 현대차 부진 회복 여부는 미지수”라고 밝히는 등 중국에서 고전 중인 현대차의 이번 투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17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이 그간 중국 시장에서 부진하면서 공장도 정리하고 필요한 것만 딱 남겼다. 또 최근 기아 EV3가 중국에서 실적이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2500만대 수준인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순 없다. 거기서 2,30만대 가량의 약간의 효과만 나와도 비율은 적지만 포션은 엄청난 것”이라며 “인도에 크레타 같은 인도 전용모델이 있다. 인도 사례를 봤을 때 현대차가 중국에서 효율화작업을 마치고 철저하게 중국을 분석해 중국의 입맛에 맞는 전용차종 개발부터 재투입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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