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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생물 다양성 지키기에 앞장서는 국내 기업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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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공위성이 찍은 완도, 출처-미국항공우주국]

[이코리아]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자연기반해법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리스크 2024’에 따르면, 국제적 지도자들은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를 향후 10년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칠 글로벌 리스크 3위로 지목했다. 생물다양성은 지구에서생존하는 모든 종의 다양성, 이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또는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 병에 쉽게 걸리지 않는 것처럼 자연계가 하나의 사슬처럼 촘촘히 엮여 있을수록 외부 영향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진다. 이에 기후 위기의 시대에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전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자연기반해법(NbS)은 생태계에 기반해 기후 위기 대응, 생물다양성 회복, 식량 및 물 안보 등을 도모한다. 그래서 당장 적용할 수 있으면서도 비용면에서 효율적인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자연기반해법이 ‘인류의 복지와 생물다양성 편익을 제공하는 동시에 효과적이고 순응적으로 사회문제를 다루며, 자연 본연 또는 변형된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관리와 복원하는 행동’이라 정의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해조류 양식은 자연기반해법의 대표적 사례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완도군은 전국 해조류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지난 11월엔 완도군수가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해 한국 해조류의 우수성과 블루카본으로서의 가치를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ARPA-E)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2025년엔 한·미 국제 공동 연구개발 사업으로 완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외해 해조류 양식 기술 시스템’이 선정되었다. 2029년까지 진행되는 공동연구 사업에는 해조류 바이오매스 대량 생산과 블루카본 발굴을 위해 최첨단 공법의 양식 기술이 도입되고 외해에 자동화·기계화 시설을 구축해 해조류 블루카본 연구도 본격화한다.

기업들은 탄소를 효과적으로 흡수하여 ‘블루카본’이라고 불리우는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에 나서고 있다. ‘잘피’는 바다에서 유일하게 꽃을 피우는 여러해살이 해초류로,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산란장, 서식처, 은신처 역할을 하며 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바다숲을 이루는 중요한 자원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4일 ‘바다숲 가꾸기’ 잘피 이식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바다를 부탁해 칠성사이다’ 캠페인을 통해 누적된 기금으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전국 390여개 소매점에서 칠성사이다 ESG 사회공헌 매대를 운영하고 기부 펀딩을 진행해 조성되었다.

롯데칠성음료는 해양경찰청, 환경재단, 한국수산자원공단 서해본부, 어업임과 함께 충청남도 태안 지역에 잘피 10,000주를 이식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참여형 캠페인을 통한 기부금을 활용해 맑고 깨끗한 바다를 만드는 일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며 “이번 잘피숲 조성이 블루카본 확보 및 해양생태계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세계도 최근 부산시가 함께 기장 월전항 일원에 잘피 서식지 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 잘피는 탄소 흡수 외에 뿌리 생장으로 퇴적층 안정화와 퇴적 유도를 해 파랑 에너지 감쇄 효과도 있다. 파랑은 위아래로 진동하는 파고를 만드는 물의 출렁임으로 파랑 에너지가 감소하면 해안 침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신세계는 2026년까지 1억 원을 추가로 투입·지원할 예정이다.

2023년엔 파타고니아는 통영 앞바다에 심은 잘피 숲을 한산도 앞바다로 추가 이식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파타고니아는 잘피 서식지 추가 이식 및 확대 사업에 지원을 약속하며, 해양보호구역의 확대와 보존을 목적으로 통영 주민들과 함께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사업장이 있는 여수 앞바다 대경도 인근에서 여수시·한국수산자원공단 등과 ‘잘피 서식지 복원 및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4년간 14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복원할 예정으로, 기존 크고 작은 잘피 군락들의 사이 빈 공간에 잘피를 이식하고 군락지들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복원사업의 효과는 눈에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로 줄어들던 잘피 군락지는 면적이 늘어났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1차로 잘피 5만주를 이식해 기존 42.7ha(헥타르)였던 군락지 면적을 44.7ha로 넓혔다. 이후 고사하는 개체 없이 자연 군락지와 함께 스스로 면적을 늘리며 올해 6월 기준 45.5ha까지 넓어졌다. 복원 이후 늘어난 면적은 로 축구장 4개 크기(약 2.8ha)로, 잘피가 심겨진 퇴적층을 포함해 자동차 780여 대가 매년 배출하는 양의 탄소(1,400톤)를 흡수할 수 있는 규모다.

잘피 군락지에 찾아오는 생물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이식지에서 발견된 생물 종류는 대부분 불가사리와 갯지렁이 위주로 총 17종에 불과했다. 올해 6월에는 해마를 비롯해 찾아오는 해양생물 종류가 56종으로 늘어났다

강재철 LG화학 지속가능담당은 “LG화학이 심은 잘피 군락지가 자연에서 자리 잡으면서 해양 생태계 복원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었다”라며 “협력 기관들과 함께 최첨단 과학 기법에 기반한 잘피 서식지 복원 및 연구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지속 가능한 바다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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