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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푸드 업사이클링’, 환경보호· 순환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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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홍콩 AEON몰 스낵코너 매대에 진열된 제일제당 ‘익사이클 바삭칩’ 3종. 사진=CJ제일제당

[이코리아] 식품 부산물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푸드 업사이클링’이 환경 보호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해결책으로 주목받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산업적 기반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식품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이나 상품 가치가 낮아진 식재료를 재가공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원재료보다 더 뛰어난 영양가와 맛을 제공하여 가치 있는 소비를 실현하려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퓨처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규모는 약 530억 달러(약 73조원)로, 2032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해 약 830억 달러(약 114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자원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순환 경제의 확장된 개념으로, 식품 부산물을 새로운 용도로 전환함으로써 지속가능하고 순환적인 시스템 구축에 기여한다. 이를 통해 식품 부산물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만들어낸다. 이와 더불어 음식물쓰레기 매립·소각으로 인한 탄소 배출 감소 및 환경문제 해결, 처리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식품부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사례로는 캐나다의 해피플래닛(스무디), 미국의 매트리악푸드(소스·육수), 리그레인드(맥주 부산물 활용 에너지바), 영국의 바이오빈(커피 찌꺼기 재활용)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푸드 업사이클링과 관련해 국내 상황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식품 업사이클링 시장은 지속 가능한 식품 소비와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성장 중으로, 여러 기업이 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푸드 업사이클링 사업은 회사의 사내벤처 1호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10월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 사업화 승인을 받은 이후, 2022년 4월 자체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이노백’을 통해 첫 제품인 ‘익사이클 바삭칩’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깨진 조각쌀과 콩 비지 등 식품 부산물을 약 30% 함유하여 자원 재활용과 건강을 동시에 잡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익사이클 바삭칩은 깨진 조각쌀과 콩 비지 등 식품 부산물을 30%가량 함유한 ESG 경영 관점의 고단백 영양 스낵이다. 한 봉지에 계란 한 개 분량(7g)의 단백질과 바나나 두 개 분량의 식이섬유(5g)가 담겼고, 쓰고 버린 페트병을 활용해 포장재를 제작해 친환경적 가치를 높인 제품이다.

출시 10개월 만에 익사이클 바삭칩은 누적 판매량 20만 봉을 기록하며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12월부터는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 해외 시장으로도 수출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또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업사이클링 푸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국내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공동 개발한 리너지 밀기울분이 있다. 리너지 가루는 맥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맥주박(BSG)을 재가공하여 만든 고단백·고식이섬유 분말로, 지속 가능한 식재료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리하베스트는 대표 제품인 '리너지 가루'는 맥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맥주박(BSG)을 재가공하여 만든 고단백·고식이섬유 분말이다. 이 외에 연필·골프티 등 푸드 업사이클링 원료를 활용한 비식품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SPC삼립이 지난 6월 수제맥주 전문업체 세븐브로이와 협력해 개발한 ‘크러스트’는 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크러스트는 올해 초 주세법 시행령 일부 개정을 통해 맥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범위가 확대된 것을 반영해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밀맥주다. 이 제품은 샌드위치를 만들고 남은 식빵 테두리 껍질을 활용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빵과 맥주의 주요 원료가 곡물, 물, 효모로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식빵 테두리를 맥아 대체 재료로 사용했다. 이를 통해 식빵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을 맥주에 녹여내며 부드러운 목넘김과 독특한 풍미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식품 제조·가공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품부산물을 재활용해 고부가가치 축산사료 원료로 활용하는 규제특례 실증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는 이마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농협경제지주,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등 10개 기업·기관과 함께 지난 17일 이마트 본사에서 식품부산물 고부가가치 사료자원화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사료 자원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양질의 식품부산물을 폐기물로 분류해왔던 기존 체계를 개선하고, 이를 고부가가치 축산사료 원료로 재활용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참여한 기관들은 이 사업이 사료 원료의 자급률 향상, 축산업 발전, 그리고 폐기물 및 탄소 배출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되지 않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채류, 식품 제조·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그리고 집단급식소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식자재 부산물은 폐기물로 분류되어 재활용이 어려웠다”며 “이러한 부산물들은 대부분 다른 폐기물과 함께 처리되며 자원화 기회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이번 실증화 사업을 통해 식품부산물의 배출, 보관, 수거, 자원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부가가치 사료 재활용 선도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순환자원 인정 및 사료 원료 범위 확대 등 규제 정비도 병행하여 진행될 예정이다.

연간 약 11만6000톤에 달하는 식품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축산사료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축산업 경쟁력 강화와 식품부산물의 순환 이용 촉진은 물론 음식물 쓰레기 감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식품부산물의 사료자원화가 활성화돼 축산농가 사료비 절감과 축산업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협약기관과 함께 앞으로도 다양한 사료자원을 적극 발굴하고 활용해 사료산업 발전과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병화 환경부 차관은 “앞으로도 식품·유통업계, 축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양질의 식품부산물을 소중한 자원으로 빈틈없이 순환이용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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