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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日 혼다-닛산 합병, 글로벌 3위로 점프... 한국 업계에 미칠 영향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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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사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자동차 사장. 사진=혼다자동차 제공

 

[이코리아] 전세계 자동차 판매순위 7, 8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이 합병 논의에 착수해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작년 글로벌 판매량 3위 현대자동차그룹을 추월하는 새 완성차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일본 2위와 3위의 자동차 제조사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경영 통합을 목표로 공동 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혼다 측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통합은 양사의 기술과 자원을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를 신속하게 실현함으로써 매출 30조 엔, 영업이익 3조 엔 이상의 세계적인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앞서 지난해 3월 전략적 파트너십에 대한 MOU를 체결한 후, 8월에 협력을 심화하는 추가 MOU를 체결했다. 현재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플랫폼 개발과 같은 차세대 핵심 기술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양사는 공동 지주회사 설립 후, 혼다와 닛산은 완전 자회사가 될 예정이다. 최종 합의안은 2025년 중반에 체결될 예정이며, 통합은 2026년 8월 완료를 목표로 한다. 새로운 지주회사는 2026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될 계획이다.

혼다가 지주회사의 주요 이사진을 임명하며, 조직 구성은 통합 준비위원회를 통해 논의될 예정이다.

혼다의 미베 도시히로 사장과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의 경영 통합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미쓰비시자동차의 가토 다카오 사장도 함께 자리했으며, 지주회사 사장은 혼다 측에서 맡기로 합의했다.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의 통합 참여 여부는 내년 1월 말까지 확정될 전망이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연구개발 기능 통합, 생산거점 합리화, 비용 효율화를 가속화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EV) 등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혼다와 닛산의 통합이 성사되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3위 그룹이 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혼다는 세계에서 완성차 398만대를 판매해 세계 7위, 닛산은 337만대를 팔아 세계 8위였다. 두 업체를 합치면 735만대에 달한다.

1위 도요타(1123만대)와 2위 독일 폭스바겐(923만대)에는 못 미치지만 3위인 현대차그룹(730만대)을 뛰어넘어 세계 3위 자동차 그룹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은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면서 자동차산업이 100년 만에 한번 일어날 만한 변혁기를 맞은 가운데 미국 테슬라나 중국 BYD(비야디) 등 해외 업체와 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게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국경을 넘는 협력 사례가 증가 추세다. 앞서 현대차와 GM은 지난 9월 12일 승용차와 상용차, 전기차, 수소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공동 개발 및 생산 등에 협력하기로 하고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실적 3위, GM은 5위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 다양한 제품군의 신속한 제공 등을 위해서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이 협력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혼다와 닛산이 비슷한 브랜드와 제품군으로 동일 시장에서 사업하는 만큼 전동화 시장에서 밀린 양사의 합병 시너지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과 함께, 일본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과 연구개발 역량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회장은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이는 절박한 움직임”이라면서 “솔직히 양사 간 시너지를 찾기 어려운 만큼 이는 실용적 거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거래에 나서도록 혼다를 압박했을 것이라며 “그들이 닛산의 단기적인 문제와 혼다의 장기적인 비전을 결합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산업적 논리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26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통합 방식이 브랜드 통합인지, 얼라이언스 수준인지 불분명하며, 판매대수 단순 합산보다는 실질적 성과와 시너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혼다는 첨단 기술 보유(로봇, 드론, 모터사이클 등) 및 기술 중심 기업이며 닛산은 글로벌 경험이 풍부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리프’라는 사례도 있는 만큼 통합이 제대로 실행될 경우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시장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일본 내부 통합이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향후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도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적 준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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