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이코리아]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었다. 고령 친화적 주거 공간에 관한 관심이 늘면서 기업들의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3일 행정안전부는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 4550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 5122만 1286명의 20.0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전체 주민등록 인구(2604만 6460명) 중 17.70%, 비수도권은 전체 주민등록 인구(2517만 4826명) 중 22.38%로 비수도권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수도권보다 4.68%p 더 높다.
고령화 사회에 고령자들이 거주할만한 곳을 찾기란 마땅치 않다. 기존 실버주택은 월 비용이 수백만 원 하는 초고가 시설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고령자복지주택으로 양분돼 있다. 공공지원을 받을 수 없고, 고가의 프리미엄 단지에 가기엔 경제력이 부족한 중산층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고령층 친화적인 주거 공간과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을 대폭 확대하려는 방안으로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고령자 복지주택(공공임대), 실버스테이(민간임대),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등 서비스가 제공되는 고령 친화적 주거 공간을 말한다.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은 다양한 유형의 시니어 레지던스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운영 규제부터 부지․자금 등 공급단계 전반에 걸친 규제를 완화하고, 고령 수요자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첫 시범사업지구로 경기 구리 갈매역세권을 낙점하고 지난 18일부터 고령자 특화 장기 민간임대주택인 ‘실버스테이’ 사업자 공모에 들어갔다. 내년에도 1500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정체된 실버타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최근 전국 89개 인구 감소 지역만 ‘분양형 실버타운’을 허용하기로 했다. 분양형은 임대형보다 사업자가 자금을 회수하는 기간이 짧아 공급에 장점이 있지만 2015년 정부가 투기 방지 등을 이유로 분양형 실버타운 제도를 폐지하고 임대형으로만 허용했었다.
이에 일각에선 활성화 정책에 앞서 분양사기 문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숭실대학교 허준수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버타운의 경우 회사가 돈을 미리 걷어서 짓는데 중간에 부도가 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외국이 민간보다 공공형 노인복지주택이 많은 이유”라며 “전세 사기 시 주택금융 공사를 통해 입주자의 보증금을 보전해주는 것처럼 실버타운도 회사가 부도나더라도 국가가 보증해줄 수 있는 제도와 지속적인 서비스와 어르신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노령화를 먼저 겪은 선진국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시니어 주거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독일은 공공과 민간이 균형을 이루며 노인의 지원 필요 정도를 기준으로 복합 주거 지원시설을 형성한다.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노인부터 요양이 필요한 노인까지 한 단지 내에서 장소만 옮겨 복지·의료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웨덴은 공공주도로 시니어 주거사업을 지원한다. 스웨덴의 서비스 주택은 지원이 있어야 하는 모든 고령자에게 제공되며, 자립 생활에 안전하지 않은 고령자의 경우 소규모 개인 아파트와 넓은 공동생활공간으로 구성도니 서비스 주택이 제공된다.
미국은 민간이 주도하여 서비스를 공급하는 게 특징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지역 거주에 기반하여 고령자 돌봄 체계가 잡혀 있다. 노인들이 원래 살던 지역을 떠나지 않고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도록 대규모 주거 홈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은 지역사회 거주관리국을 통해 고령자 돌봄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고령자 서비스 결합주택의 경우 전문적인 병원 서비스보다 일상적인 돌봄에 적합하며 기본 서비스 비용의 일부를 장기 요양보험으로 충당한다.
시니어타운이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는 헬스케어 사업 전략을 개인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시니어 타운으로 전환했다. 지난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100% 자회사인 롯데헬스케어의 법인 청산을 결의했다고 밝히고, 그룹 차원에서 시니어 타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함께 호텔, 유통 등 그룹의 기존 사업 역량을 활용해 시너지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새로운 헬스케어 전략의 핵심은 호텔롯데가 선보이는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브이엘(VL,Vitality & Liberty)’이다. VL은 롯데호텔의 50년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고품격 실버 라이프스타일 제공한다. 도심형 시니어 주거 문화를 창출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내년 1월 부산 기장 'VL 라우어' 오픈과 함께 10월 서울 마곡 'VL 르웨스트'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미글로벌은 강남권에 시니어타운 ‘위례 심포니아’를 선보였다. 지하 4층~지상 9층, 총 115실 규모의 임대형 노인복지주택이다.다. 위례 신도시의 풍부한 생활 인프라, 편리한 교통환경을 모두 누릴 수 있어 시 외곽에 위치한 실버타운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앞으로도 중상위 소득계층의 시니어 계층을 대상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엠디엠은 대우건설과 함께 경기 의왕시에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를 선보인 데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하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국내 최초로 ‘헬스케어 리츠’ 사업을 맡기로 했다. 기존 의료시설 부지로 나와있던 것을 2550가구 규모 시니어주택과 874실 규모 중·대형 평형 오피스텔로 복합 개발하는 안이다.
유호경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주가치 훼손하는 '올빼미' 공시에 개미들 속수무책 (0) | 2024.12.26 |
---|---|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 주주가치 제고 나서 (0) | 2024.12.26 |
국민연금 말로만 '탈석탄', 그린워싱 비판받는 이유 (0) | 2024.12.26 |
위기의 석유화학업계 살리기, 정부 대책 실효성은? (2) | 2024.12.24 |
금융권 CEO 대거 세대교체 , 공통분모는 ‘영업통’과 ‘젊은 피’ (0) | 2024.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