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강아지에게 책 읽어주면 문해력이 향상된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1. 21.
728x90

[사진- 커뮤니티 갈무리]

[이코리아] ‘모집인원 0명’, ‘심심한 사과’에 이어 이번엔 ‘각주’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자꾸 지적되는 문해력 부족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읽기를 넘어 글이 의미하는 바까지 알고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유네스코(UNESCO)는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해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규정한다.

얼마 전 성인 문해력 수준에 대해 논쟁을 일으키는 글이 화제가 되었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각주’라는 단어를 아는지 묻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가 한 연예인의 유튜브 계정 영상에 대해 “유튜브 자막에 저렇게 각주다는 게 엄청 웃긴다”라고 적은 글에 대해 한 누리꾼이 “각주라는 단어를 38년 평생 처음 들어본다”라고 댓글을 달면서다.

[사진-온라인 표준국어대사전 갈무리]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각주’는 ‘본문의 어떤 부분을 보충하거나 쉽게 풀이한 글을 본문의 아래쪽에 단 것’을 뜻한다.

이러한 논쟁이 자주 일어나는 까닭은 결국 문해력 부족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2월 발표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따르면 한국 성인(16∼65세)의 언어 및 수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이 OECD 국가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한국 성인의 언어능력은 500점 만점에 249점으로 OECD 평균인 260점보다 11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 역시 OECD 평균보다 각각 10점, 13점 낮았다.

청소년도 다르지 않다. 2022년 OECD의 청소년 디지털 문해력 조사에서도 한국의 비문해율(문맹률)은 1% 정도지만, 문장을 읽고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비율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자를 읽고 쓸 수 있지만, 문장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주목할 점은 10년 전에 비해 언어능력 저하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언어능력 점수는 모든 연령대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며 책과 문자를 접하는 빈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경우 10년 전과 이번 조사에 모두 참여한 27개국 중 언어능력이 상승한 2나라 중 하나다. 핀란드는 인구 약 550만의 작은 나라지만 2022년 기준 공공도서관 723개, 성인 인구 1인당 1년 평균 도서량이 15권이나 되는 책읽는 나라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지배 아래에서 모국어의 중요성을 깨달아 독립 당시에는 교육을 받지 않으면 결혼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을 만들정도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정부 차원에서 문해력 증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아이들과 청소년의 문해력 증진을 주로 하면서도 국민 간의 문해력 차이를 줄이고 모두가 높은 수준의 문해력에 도달하기 위한 연구를 끊이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는 강아지에게 책 읽어주기다. 2017년 지방 도시의 공립 도서관과 연계하여 시작된 활동으로 평소 책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양한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 읽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4년에는 도서관 통합 온라인 서비스를 실시했다. 도서관 회원 가입 상관없이 핀란드의 200개 이상의 지역 도서관이 서비스에 참여하여 원하는 자료를 핀란드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접할 수 있게 하였다.

랩을 통한 특별한 국어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랩 가사를 통해 가사에 사용한 은유법 등을 찾아보고 직접 랩 가사를 만들어 녹음실에 녹음하게 하는 등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진-기초 문해능력 자가진단 갈무리, 출처-국가평생교육진흥원]

국내 정부기관도 성인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2월부터 만 18세 이상 성인 누구나 자신의 읽기, 쓰기, 셈하기 실력을 측정해 볼 수 있는 문해력 자가진단 서비스를 운영한다. 교육부는 지난 16일 ‘2025년 성인 문해교육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국가문해교육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기초 문해력 자가진단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성인 문해교육 지원사업은 낮은 문해능력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비문해·저학력 성인에게 문해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06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교육부는 기존에 3년 주기로 조사하고 있던 성인 문해 능력 문항을 온라인으로 제공해 언제든 문해력 수준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해력이 부족한 사람은 온라인 수업도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국가문해교육센터 내 ‘e-학습터’에서 생활 문해교육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건강·안전 등 일상 속 가정·여가·공공·경제 생활 정보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18세 이상 성인 1만 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문해능력을 조사했다. 교육부 평생학습지원과 담당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성인의 전반적인 디지털 문해능력 수준을 측정하고 통계 데이터에 기반한 효과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 결과를 오는 9월 발표할 예정”이라며 “문항은 국가문해교육센터의 자가진단 서비스 문항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앞으로 3년을 주기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