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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립산림과학원이 분석한 미국 LA 대형산불 원인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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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산불 발생위험 예측 결과. 자료=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이코리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많은 피해가 발생된 가운데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미국 LA 산불의 원인을 밝혀 눈길을 모은다.

21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LA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대형화된 주요 원인은 네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기상 조건이다. 2024년 5월 이후 LA 지역의 강수량은 평년의 4%에 불과할 정도로 극심한 건조 상태를 보였다. 이로 인해 산림 내 가연성 물질이 쉽게 발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두 번째는 지형 조건이다. 동쪽 산맥을 넘어 서쪽 해안가로 강하게 부는 산타아나 바람(최대 풍속 45m/s)이 불똥을 멀리까지 운반해 불길을 급격히 확산시켰다.

세 번째는 주민 생활권 확장과 연료량 증가이다. 산림 인접 지역부터 해안까지 이어지는 광범위한 취락시설과, 습한 날씨로 인해 과도하게 성장한 식물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수천 채의 시설물 피해를 초래했다.

네 번째는 산불의 연중화 현상이다. 과거 LA 지역의 산불 발생 기간은 4월부터 10월까지였으나, 기후변화로 인해 장기간 가뭄과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형산불 위험이 연중 상존하게 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산불의 규모와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과 단기적인 기상 조건이 맞물려 산불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국립산림과학원은 지적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연중화’와 관련해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

우리나라에서 산불은 주로 3~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그 발생 시기가 점점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5월 28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200개 규모의 산림이 소실되었다. 또 당해 5월 31일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4일간 축구장 1000개 이상 면적에 육박하는 임야 약 660.82헥타르(㏊)를 태운 후 불이 꺼졌다. 이는 남부권 산불 중 여름철에 접어드는 6월에 대형산불로 번진 최초 사례로, 과거 '5월 아까시나무꽃이 피면 산불이 끝난다'는 말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1월 산불 비율도 1990년대 5.7%에서 2021년 13%까지 증가했다. 또 2000년 이후 경북 지역의 산불 위험도는 30~50% 상승했으며, 강원도보다 경상도의 증가율이 더욱 높았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기온이 1.5도 상승하면 산불 위험이 8.6% 증가하고, 2도 상승 시에는 13.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산불조심기간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예측분석센터는 최근 해수면 온도·상대습도·토양수분·바람·강수량 등의 기상 빅데이터와 위성 수치 예보자료를 활용해 장기 예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26일 발표한 1월 산불 발생 위험 예측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산불 위험도는 과거 30년 대비 상위 26.7% 수준으로 분석됐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는 ‘낮음 단계’로 평가되며, 과거 30년 자료에서 8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경상도와 강원 일부 지역에서 산불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산불 발생 추이와 기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년보다 8일 빠른 1월 24일부터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오정학 과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시기를 가리지 않고 산불이 나는 연중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권 주변의 가연물질을 정리하고 숲을 가꿔야 산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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