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전자담배 이용률,출처-보건복지부 금연서포터즈 금연레인저]
[이코리아] 청소년들의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반담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하기 쉽고, 눈에 띄지 않게 보관할 수 있어 흡연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액상 전자담배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 사이에서 인터넷 쇼핑몰이나 무인 담뱃가게 등에서 성인인증을 통해 기기와 액상을 구매하는 방식이 공유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둘리 신분증으로도 전자담배 구매가 가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관련 규제가 허술한 이유는 우리나라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연초의 잎이 원료로 포함된 제품만 담배로 인정하고 있어서 액체 형태의 합성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형 전자담배는 법적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20년 1.9%였으나 2023년엔 3.1%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더 심각한 건 일반 궐련으로 전환하여 계속해서 흡연하게 되는 사례가 60%가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담배가 흡연으로 가는 통로역할을 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주요국들은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을 예방하는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세계 34개국에서는 액상 전자담배 판매를 규제하고,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액상 전자담배가 초래할 수 있는 중독과 유해성, 아동청소년 등을 유인하는 마케팅 등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단위의 강력한 전자담배 규제 강화행동을 촉구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통해 매년 ‘전국 청소년 담배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청소년 흡연율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해서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설문조사에서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 사용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타나 이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각지에서 확산하고 있다.
2024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약 225만 명의 중·고등학생(전체의 약 8.1%)이 담배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에 고등학생은 158만 명, 중학생은 64만 명으로 조사되었다. 담배 제품의 사용 유형 중 전자담배 사용률이 5.9%로 가장 높았으며, 니코틴 파우치 1.8%, 일반 담배 1.4% 순이다. 특히, 전자담배 사용자 중 26.3%는 전자담배를 매일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며, 38.4%는 설문조사 기준 지난 30일 중 20일 이상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역의 학군은 흡연 학생에게 정학 조치를 취하는 대신 흡연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담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온라인 흡연 예방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주 전역의 모든 학교에서 제공하고 있다. 학생이 해당 교육과정을 수강하려면 담당 교직원이 교육과정 등록 링크를 제공한 뒤, 학생이 관련 웹사이트에서 등록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설문조사에서 청소년 10명 중 8명 이상(87.6%)이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콜로라도주 덴버시는 지난 12월 향이 첨가된 담배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에 제정했다. 이 정책은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의 청소년 사용률이 높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전자담배 예방 메시지를 우선적으로 포함하는 전략을 도입해 대중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청소년 금연정책이 강력한 나라 중의 하나다.2010년 문부과학성은 ‘학교의 수동흡연 방지 대책 및 흡연 방지 교육 추진’을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원칙적 금연을 시행하였다. 특히, 학생이 이용하는 학교와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공원, 유원지, 통학로 등 실외 공간에서도 수동흡연 피해 방지 조치를 강구하도록 요구하였다.
2018년엔 「건강증진법」을 개정하여 간접흡연을 방지하기 위해 실내 금연을 의무화하였고, 2019년부터는 학교가 제1종 시설로 분류되면서 실내 전면 금연은 물론, 흡연 전용실 설치도 금지되었다.
흡연 가능 연령도 높다. 2022년 민법 개정으로 일본의 성인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졌지만, 흡연 가능 연령은 만 20세로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흡연 가능한 장소에는 만 20세 미만 청소년의 출입이 금지되었다.
그러다보니 흡연과 관련해서는 학생 흡연 비율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현재 중학생의 흡연 비율은 0.1%, 고등학생은 1.0%로 낮아졌다. 정부는 0% 달성을 목표로 흡연 방지 교육과 지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20년이 넘도록 학교에서 흡연과 도박을 포함한 중독 물질 소비와 중독 행동에 대한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교육의 결과는 청소년 흡연의 감소로 이어진다. 프랑스 마약 및 중독행동 관찰소(OFDT)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약 2만 3천 명의 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프랑스 17세 청소년의 46.5%가 흡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조사 대비 12.5% 감소한 수치로, 흡연 경험 비율이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강력한 처벌로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공공보건법」에 따라 18세 미만의 아동 및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판매자 또는 제공자는 최대 750유로(한화 약 112만 원)의 벌금형에 처한다.
또한, 2007년부터는 실내외 상관없이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법으로 금지되었다. 특히, 학교에서는 장소를 불문하고 흡연이 금지되어 있으며, 이 규정은 학생과 교직원 모두에게 적용된다. 공공장소에서 지정된 흡연 구역이 아닌 곳에서 흡연할 경우 최대 450유로(한화 약 67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프랑스 정부는 5년 주기로 ‘흡연근절 국가계획’을 운영 중이다. 최근 계획엔 청소년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흡연을 시작할 유인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담배 가격 인상과 전자담배 규제를 주요 정책으로 채택했다. 담배 가격은 2023년 기준 한 갑당 12유로(한화 약 1만 8천 원)에서 2027년까지 13유로(한화 약 1만 9,500원)로 인상될 예정이고,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지와 장식성이 강한 전자담배 포장 금지 등의 규제를 통해 청소년의 흡연을 예방하고 있다.
유호경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후 위기에 대응할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 (0) | 2025.02.05 |
---|---|
미국 파리협정 탈퇴 후폭풍… 기후위기 대응 체계 흔들 (0) | 2025.02.05 |
아마존과 쿠팡의 친환경 배송, 탄소 배출을 줄이다 (1) | 2025.02.03 |
[이달의 독립운동가] 항일투쟁에 생을 바친 충무공의 후손들 (0) | 2025.02.03 |
애경그룹 계열사 직원.직장내 괴롭힘 인정받고도 전직 논란 (2) | 2025.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