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규 LS증권 대표. 사진=LS증권
[이코리아] LS증권이 지난해 실적이 크게 저하된 가운데 최고경영자(CEO)까지 검찰에 기소되며 위기에 빠졌다. 중소형 증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리더십 공백이 우려되는 만큼 올해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지난 7일 김원규 LS증권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와 배임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021녀 6월 김모 전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본부장으로부터 시가 4600만원 상당의 그림을 3000만원에 수수하고, 같은 해 10월 김 전 본부장이 83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유용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본부장은 부동산 PF 관련 미공개 직무정보를 이용해 개인 시행사를 운영했는데, 김 대표는 김 전 본부장으로부터 그림을 받은 뒤 해당 시행사가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부터 795억원의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승인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본부장은 PF 자금 830억원을 유출해 그 중 600억원을 취득하고, 증권사 임직원 직무와 관련해 5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된 상태다.
김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LS증권은 입장문을 통해 “김 대표는 직무와 관련해 특정 사업 담당 임원으로부터 고가의 그림을 부당하게 수수하거나, 해당 사업 관련 SPC(특수목적법인)의 PF 대출금 유용 사실을 인식한 채 방조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적극 해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부터 LS증권(당시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이끌어온 김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 만료된다. 김 대표가 연임에 실패할 경우 LS증권은 새로운 수장을 찾아야 한다.
최근 실적 부진에 빠진 LS증권으로서는 대표까지 기소되며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게 됐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66억원으로 같은 기간 42%나 줄어들었다. LS증권은 “시장변동성 증가로 인해 트레이딩 수익이 감소했고, PF 충당금 추가 설정 등으로 인해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회사를 둘러싼 내부정보 악용 논란에 실적 부진까지 겹친 만큼 금융소비자의 신뢰가 하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중소형 증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리더십 공백까지 우려되는 만큼 LS증권의 올해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LS증권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로 평가하며, “우수한 운영 효율성으로 장기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부동산PF 대손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나신평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PF 시장의 위축으로 부동산금융 부문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였고, 관련 대손 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국내 부동산PF를 포함한 부동산 관련 양적부담은 업계 평균 대비 높으며, 브릿지론과 본PF 중후순위 비중도 높아 부동산 PF 익스포져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신평은 이어 “업계 최저 수수료 수준 유지 등의 고객유치 전략을 지속함에 따라 위탁매매부문에서 타 중소형사 대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LS그룹 편입 이후 PF 중심의 부동산금융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전통 IB인 DCM·ECM 부문 강화 등 사업확대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시장 지위의 급격한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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