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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AI로 무장한 유통 공룡들, 장보기 패턴이 달라진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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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23년 12월 5일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열린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인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기공식에 참석,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부산 CFC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 번째 물류센터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유통 혁신을 추진 중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몰은 3월 20일부터 기존 앱 서비스를 스마트 신선 솔루션인 '롯데마트 제타'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번 전환은 롯데그룹과 영국 오카도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본격적인 AI 기술 도입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마트 제타는 '신선하고 맛있는 식품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장보기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서 롯데쇼핑 롯데마트는 지난해 10월 이커머스 사업부(롯데온) 내 e그로서리 사업단과 조직을 통합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로서리 사업을 롯데마트가 총괄하게 되었다. 또한, 오카도와의 협력 사업도 롯데마트가 주도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은 AI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AI 기반 신선식품 관리, 챗봇, 자동 보고서 생성, 물류센터 구축 등을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은 2022년 영국의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체결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총 6개의 스마트 물류 자동화 센터(CFC)를 구축할 계획이며, 이는 AI 기술과도 연계될 예정이다. 첫 번째 CFC는 부산에 건설되어 2025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AI 내재화'에 대한 강조를 한 만큼, 롯데쇼핑은 AI를 활용한 리테일 테크 혁신을 통해 올해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비용 절감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AI를 활용한 할인율 추천, 자동 계산대, 고객 리뷰 분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 상품 수요 예측 및 자동 발주 시스템도 개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1월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삭스와 만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 회장은 삭스에게 “AI 같은 신기술을 유통에 접목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고 했고, 삭스는 “유통업은 소비자들이 AI의 발전상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 있는 산업”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마트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전단행사 음성 송출을 자동화하고,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중심의 상품을 개발하는 '이트렌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또한 AI 챗봇, 신선 마크다운, AI 카메라 등을 도입해 고객 서비스와 업무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사내 업무에도 AI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7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본사에서 신세계와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왼쪽부터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오민환 교수, 이재진 원장,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장 김선진 부사장, 이성환 상무, 전진우 팀장. 사진=신세계백화점

최근 신세계백화점은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과 협력해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고도화된 쇼핑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이번 협력은 기존의 쇼핑 정보 추천 알고리즘을 초개인화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고객의 관심사와 니즈를 분석하여 맞춤형 상품과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개인화된 구매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양측은 2월부터 'S-마인드 4.0'이라는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알고리즘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의 'S-마인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여 구매 이력뿐만 아니라 생활 패턴과 라이프스타일 데이터까지 분석해 최적의 상품과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또한, 고객 개개인에 맞춘 실시간 상품 및 혜택 제안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협약의 일환으로 신세계백화점은 'S-커스터머 랩(S-Customer Lab)'을 발족하여 AI, 로봇, XR(확장현실)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점포와 앱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쇼핑 여정 전반에서 불편을 해소하고, AI 퍼스널 쇼퍼 기능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장 김선진 부사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AI 연구 역량을 보유한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과의 이번 협력은 고객 경험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며, "신세계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AI 서비스로 고객에게 하이터치 럭셔리 경험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그룹 산하 ICT 전문기업 현대퓨처넷의 ‘AI 랩(LAB)’과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DT추진실’을 통해 AI 연구와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퓨처넷의 AI 랩은 기존 AI 기술의 고도화는 물론, 대고객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할 AI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한편, 현대지에프홀딩스의 DT추진실은 계열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이해도)’ 향상에 집중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업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AI 기반 마케팅 광고문구를 제작하는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도입한 데 이어, 고객 의견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인사이트 랩스’, AI 기반 광고 디자이너 ‘원스텝’ 등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AI 로봇 ‘스텔라V’를 시범 운영했다. 스텔라V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생성형 AI, AI 비전 기술이 탑재되어 있으며, 고객과 눈을 맞추고 음성·텍스트·영상으로 맞춤형 응대를 제공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AI를 활용한 고객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신촌점에서 시범 운영한 ‘데이터 마케팅 2.5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신촌점에서 뷰티 제품을 주로 구매한 고객이 재방문하면 SPA 및 스포츠 브랜드 구매 시 추가 포인트 적립 혜택을 안내하는 타깃 마케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11월 뷰티 카테고리 구매 고객의 객단가가 전년 대비 13%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이러한 AI 기반 마케팅을 다양한 점포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촌점의 경우 뷰티 매출 비중이 높아 해당 카테고리 고객에 대한 세부 분석에 들어간 뒤 타깃 마케팅을 펼친 것”이라며 “다양한 점포로 데이터 마케팅 2.5를 확대 적용해 오프라인 리테일에서도 개인별로 맞춤화된 마케팅을 제공하는 ‘딥리테일(Deep Retail)’을 적극적으로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고객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고객의 소리(VOC) 접수 내용을 분석·처리하는 ‘AI VOC’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법률 및 사회적 이슈를 분석해 광고 제작 시 부적절한 언어와 사례 사용을 사전에 검토하는 ‘AI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도입했다.

한화갤러리아는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과 푸드테크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5월 서울 명품관 식품관인 고메이494에 9개의 신규 맛집 브랜드를 선보이며, 생성형 AI 플랫폼을 통해 CM송을 제작했다. 이 CM송은 멜로디와 가사 모두 AI를 활용하여 만들어졌으며, 각 브랜드명과 대표 메뉴명을 가사에 담아 고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다.

한화그룹은 푸드테크 분야에서도 AI와 로봇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로봇과 AI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도입을 추진하며, 미국의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인수를 주도했다. 또한, '고메이494 한남' 식품관에 로봇과 AI 기술을 활용한 파스타 레스토랑 '파스타X'를 오픈하여 빠르고 정확한 음식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유통산업은 복잡한 밸류체인과 높은 인력 투입 비중으로 인해 AI 활용 효과가 큰 분야다. 글로벌 선도기업인 미국의 아마존과 월마트도 AI를 적극 도입해 혁신을 추진 중이며, AI 석학 앤드류 응 교수는 AI가 유통을 대화형 방식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4월부터 유통 전문가들과 작업반을 구성해 지난 연말 '유통산업 AI 활용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을 통해 향후 3년 내 국내 유통기업의 AI 활용률을 현재 3% 미만에서 30%로 높이고, △재고 비용 20% 절감 △소비자 배송 시간 10% 단축 △총배송 비용 20% 절감 △가품 방지 등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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